정부안대로 담뱃값이 2천 원 인상되면 KT&G 실적은 어떻게 될까?
담뱃값 인상이 KT&G 실적에 끼칠 영향을 놓고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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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진 KT&G 사장 |
가격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여파가 더 커 KT&G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반면, 수익성 개선 효과가 판매량 감소를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담뱃값 인상에 따른 득과 실을 따져봤을 때 KT&G가 떠안을 손실이 더 크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보건복지부는 담배가격이 2천원 올라가면 판매량이 20.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이 경우 KT&G의 출고가격 인상률(4.5%)보다 판매량 감소율이 더 커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KT&G가 자체적으로 담뱃값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실적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발표대로 추진된다면 KT&G의 순매출단가 인상폭(722원→732원)이 미미해 판매량 감소로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7.3%, 6.0%씩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하나대투증권은 KT&G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9만6천 원으로 내렸다.
가격인상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판매량 감소를 충분히 만회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담뱃값 인상으로 순매출단가가 상승하면서 판매량 감소 현상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KT&G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을 지니고 있어 외국계 경쟁사를 능가하는 가격 결정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담배 판매량이 12% 넘게 큰 폭으로 감소하지 않는 이상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담뱃값이 2천 원 인상되면 제조업체의 담배 한갑 당 평균판매단가(ASP)는 최소 50원 씩 높아진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담뱃값 인상이 KT&G에 미치는 영향은 소매업자의 마진율 유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담배값의 소매 마진율은 10%다. 이 마진율이 유지된다면 소매업자들은 마진이 450원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담배판매량이 40% 이상 줄지 않는 한 이익이 늘어난다. 그러나 KT&G는 출하가격 상승폭이 50원(6.9%)에 그치므로 담배소비 급감 때 악영향이 우려된다.
백운목·권정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소매업자 마진율이 10%(450원)에서 9%(400원)로 1%포인트 낮아진다면 KT&G 출하가격은 95원(13.1%) 상승할 수 있으므로 이번 세금 인상이 크게 불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소매마진율 하락이 어려우면 KT&G는 경쟁사처럼 4500원짜리 담배 가격을 4700원으로 올리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