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친환경차를 선택할 적기일까?
친환경차 소비자들이 연료절감 등 경제적 절약효과를 기대하지만 그 효과가 내연기관차와 대비해 비싼 가격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책을 시행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국내 친환경차 판매가 늘고 있다.
|
|
|
▲ 기아차 '올뉴 K7 하이브리드'. |
하지만 친환경차의 연료절감 등 경제적 효과만을 놓고 구매를 결정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료절감 등 경제적 효과만 따지지 말고 다른 점도 고려해야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차를 구매한 뒤 경제적 효과를 보려면 최소 3년 이상이 걸린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과 보조금을 받아도 쏘나타 가솔린보다 531만 원 비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3년 동안 6만 킬로미터를 타면 가솔린 모델을 탈때보다 1372~1703리터 정도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최근 휘발유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200만~250만 원 가량 절약하는 셈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구매할 경우 5~6년을 타야 찻값으로 더 낸 금액을 연료비 절감으로 충당할 수 있다.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 때문에 주행감도 일정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
K7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데 K7 가솔린과 비교해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 세제혜택을 받아도 찻값이 485만 원 비싸다. 3년 동안 6만 킬로미터를 타면 1702~1957리터까지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58만~297만 원 가량을 절약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대출력이 3.6kgm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낮다.
전기차의 경우 3년 안에 연료비를 절약해 차량 가격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서울 거주자가 아이오닉EV를 구매할 경우 같은 차급의 가솔린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563만 원 가량 많은 돈을 내야한다. 하지만 3년 동안 6만 킬로미터를 타면 576만 원의 연료비 절약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전기차는 전기모터로만 운행하기 때문에 같은 차급의 가솔린차보다 출력이 떨어진다. 충전소도 아직 전국적으로 잘 구비돼 있지 않아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최근 완성차회사들이 친환경차를 쏟아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은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신형 모델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올해 소형 SUV인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
|
|
▲ 현대차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
BMW와 토요타도 올해 각각 X5 xDrive 40e와 BMW New 330e, BMW New 740e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프라임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GM과 테슬라는 올해 국내에서 각각 전기차 볼트(Bolt)와 모델S를 출시한다.
완성차회사들은 친환경차 정책이 확대되면서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판매규모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해 6만8761대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2015년보다 판매량이 61.6% 늘어났다.
정부는 친환경차 지원혜택을 늘리며 국내 친환경차시장의 성장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가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20%까지 점유할 수 있도록 늘리겠다는 ‘친환경차 20-20 전략’을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은 소비자가 친환경차를 선택하도록 만들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13일 ‘친환경자동차 의무판매제 도입의 비판적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우 전기차 보급이 목표치 이하인 데다 판매량이 많지 않다”며 “충전소 등 인프라도 부족해 보급여건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