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를 약속하며 우호적 세력으로 끌어들였던 재무적투자자들이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자살보험금과 관련해 빅3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징계수준인 주의적 경고를 받으며 대표이사 연임의 한고비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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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신 회장의 임기는 3월에 끝나는 데 연임에 걸림돌이 없어진 셈이다. 신 회장이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책경고를 받을 경우 연임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경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재무적투자자들이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교보생명의 2대주주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을 매각할 뜻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됐다.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9.45%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소유하고 있는 24%가 매물로 나올 경우 신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신 회장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으로부터 1조2천억 원가량을 투자 받을 당시 2015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하며 이들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였지만 기업공개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신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들과 기업공개를 2016년까지 약속하며 재무적투자자의 이탈을 한 차례 막았지만 지난해에도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자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지분매입을 위해 개인적으로 1조2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공개와 관련된 구체적 계획을 어피니티측에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보생명 지분가치가 어피니티측이 투자할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어니피티측은 지분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어니피티측도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신 회장에게 기업공개를 결정하도록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신 회장은 그동안 기업공개시장이 어렵고 생명보험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기업공개 미뤄왔다. 그러나 중형 생명보험사인 ING생명이 기업공개를 결정하자 재무적투자자들의 압박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점도 기업공개를 선택할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회계법인과 해외 증권사 등으로부터 기업공개를 포함한 자본확충 방안과 관련된 기업컨설팅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 회장이 기업공개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 때문”이라며 “ING생명의 상장 결과를 살펴보며 기업공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