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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 |
로봇청소기 생산업체인 유진로봇이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로봇청소기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비로소 덕을 본 것이다.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은 그동안 꾸준히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진로봇은 11일 올해 2분기에 적자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201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유진로봇은 2분기에 매출액 103억 원, 영업이익 3억9천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은 1분기에 비해 48%,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늘어났다.
유진로봇은 하반기에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에 따라 11일 주식시장에서 유진로봇은 52주 만에 신고가를 올렸다.
유진로봇 실적이 개선된 이유는 로봇청소기 매출 덕분이다. 유진로봇은 2006년부터 로봇청소기를 시작으로 교육용 로봇과 군사형 로봇 등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현재 매출의 70%가 로봇청소기에서 나오고 있다.
유진로봇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774만 달러 상당의 로봇청소기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국내 전체 로봇청소기 수출의 40% 가량을 차지했다.
세계 청소기시장은 130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로봇청소기 보급률은 아직 2% 정도에 그친다. 로봇청소기가 가장 많이 팔리는 유럽에서도 보급률은 8% 수준이다.
하지만 로봇청소기가 유럽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로봇청소기 판매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스페인은 전체 진공청소기 소비자의 30%가 로봇청소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커지는 로봇청소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업체들끼리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보수적 유럽가전업체로 불리는 밀레는 유럽 최대가전전시회인 IFA 2014에서 처음으로 로봇청소기를 내놓았다. 진공청소기만 고집하던 영국 청소기업체 다이슨도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IFA 인터내셔널판의 리하르트 바르네스 편집장은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유럽에서 로봇청소기시장은 폭발하고 있다”며 “특히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유진로봇은 중소기업인데도 글로벌시장에서 상용화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업체들이 자체개발이 아닌 ODM(생산자 제작방식)을 활용해 로봇청소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광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부터 필립스사의 ODM 생산을 담당하게 되면서 유진로봇에 다양한 사업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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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 |
유진로봇은 지난해 말부터 월 생산능력을 4500대에서 9천 대로 두 배 늘리는 데 성공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은 로봇기술을 1980년대부터 공부해 '국내 최고 로봇 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지난 1990년 부친이 설립한 엔지니어링 회사를 로봇회사로 탈바꿈시켰다. 20년이 지나도 수익이 나지 않자 로봇시장에서 사장될 뻔 했지만 지난해 정부의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대상기업'에 꼽힌 덕에 기사회생했다.
신 사장은 “20년 넘게 로봇 개발에 힘쓴 결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다”며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로 축적된 기술력에 외국 가전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로봇의 대표 로봇청소기인 '아이클레보'는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해 러시아 유력 전자전문지가 유망상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 독일의 로봇 리뷰 전문사이트인 로보터지우거에서도 품질 최고점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