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은행권 신탁업 진출 옹호발언을 재반박했다.
금투협과 은행연합회가 은행의 집합투자업(자산운용업) 진출을 놓고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며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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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
금투협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의 ‘급진적인 겸업주의 주장’은 그동안 지켜온 한국금융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하 회장이 '종합운동장'에 빗대 전업주의를 벗어나 겸업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신탁법을 자본시장법에서 분리해 은행들에게 집합투자업(자산운용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놓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반대하자 하 회장은 20일 모든 금융사의 겸업을 허용하는 종합운동장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금투협은 우리나라 금융제도는 전업주의를 근간으로 영역별 전문 경쟁력을 키워온 점을 강조했다.
금투협은 “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 금융제도 전환은 금융산업을 놓고 실증적 연구를 거쳐 정책적·국민적 동의까지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은행연합회 주장의 본질은 은행업이 지닌 비효율성을 타업권의 본질업무까지 진출해 해결해보겠다는 약탈적 논리”라고 지적했다.
금투협은 겸업주의의 예가 금융지주사라고 주장했다.
금투협은 “은행연합회의 ‘종합운동장’에 해당하는 것이 이미 도입된 금융지주회사 제도”라며 “금융지주회사 안에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있어 겸업성격의 사업이 가능하지만 그동안 시너지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금투협은 은행의 불특정금전신탁 운용을 절대 반대한다며 이를 허용할 경우 은행이 주장하는 소비자 편익의 3∼4배에 이르는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투협은 “은행이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을 상대로 투자업무를 확대하면 투자자보호 위험(리스크)이 커진다”며 “은행은 공적자금으로 보전해온 역사가 있는 만큼 금융업 전체 시스템 위험을 키우는 투자성 사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투협은 “최근 문제 제기는 업무 권역 간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산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공정한 경쟁 토대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