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가 업계 1위 G마켓을 따라잡기 위해 1인가구 소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이 11번가에서 최근 렌탈과 중고품목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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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성원 SK플래닛 대표이사 사장. |
렌탈시장과 중고시장은 1인가구의 급증으로 주목받는 시장 가운데 하나다.
1인가구는 제품을 직접 소유하기 보다 일정기간 빌려쓰는 렌탈 서비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1인가구의 성향과 경기불황이 맞물려 중고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부터 모바일에서 운영해온 ‘생활플러스 렌탈샵’을 최근 PC에도 확장해 열었다. 생활플러스 렌탈샵은 국내 최대의 렌탈종합몰로 동양매직과 청호나이스, 코웨이, 쿠쿠 등 메이저 렌탈업체들이 모두 입점해 매달 평균 80%의 매출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고제품이나 전시상품 등을 거래하는 11번가의 '중고 스트리트’ 역시 자동차부품 품목을 8만 개로 늘리는 등 더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고 스트리트는 해마다 매출이 50~70%씩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도 2015년보다 53%나 늘었다.
1인가구를 겨냥한 이사 서비스인 ‘한방이사’도 최근 모바일 11번가에 입점했다. 이 서비스는 원룸이사 전용으로 짐의 크기와 수량에 따라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싱글슈머가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만큼 이들의 성향을 파악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20일부터 3월5일까지 가정간편식과 편의점 e쿠폰, 소형 가전제품 등 1인가구에 맞춘 상품들로 구성한 '싱글웰빙 기획전'을 연다.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까지 거래액에서 부동의 1위인 G마켓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G마켓은 7조4천억 원, 11번가는 6조8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순방문자 수를 놓고보면 11번가가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방문자 수는 11번가가 1996만 명, G마켓이 1976만 명을 나타냈다.
전자상거래업계에서 보통 순방문자 수가 거래액과 비례하거나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에 비춰볼 때 11번가가 G마켓을 턱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SK플래닛은 오픈마켓시장에 후발주자로 등장해 설립 4년 만에 11번가를 2위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느라 적자 폭도 커졌다. 지난해도 영업손실 2225억 원을 냈다.
SK플래닛이 적자를 무릅쓰고 공격경영에 나서는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수익확보에 유리한 온라인쇼핑 시장의 구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수익구조가 판매수수료와 광고수수료로 구분된다”며 “판매자 입장에서 2위 사업자보다 1위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지불할 용의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1번가는 수수료가 낮은 저마진 판매자가 G마켓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거래액을 끌어올려 1등 사업자에 오르는 것이 필수적인 셈이다.
SK플래닛은 11번가가 사실상 업계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최대한 빨리 거래액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플래닛은 올해도 영업손실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며 2019년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