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가 추진하는 비조선사업부의 분사에 반발해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분사작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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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1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노조는 “회사가 강행하려고 하는 분사를 저지하기 위해 파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파업에 전체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전체 조합원이 파업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해 5월에 임단협 협상이 시작된 이후 17번째다.
노조는 ‘2016년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점을 놓고도 회사와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와 임단협 협상의 교섭대표를 정하는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탓에 1월 말주터 4주째 협상테이블에서 마주앉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파행상황이 길어지자 회사가 분사를 강행하기 위해 일부러 협상을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비조선사업부를 분사시키는 안건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이 일정을 고려해 임단협 협상을 최대한 미루려고 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분사와 임단협 협상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노조의 형태만 확정되면 회사는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회사가 분사작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파업을 계속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조는 22일에도 4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하고 23일과 24일, 27일에는 전면파업하겠다는 방침을 회사에 통보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1월 중순에 노조가 회사의 임단협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노조가 회사의 제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강행할 경우 노사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은 1월19일 열린 73차 임단협 교섭에서 올해 말까지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1년 동안 전 임직원이 기본급의 20%를 반납해야 한다는 제시안을 노조에 보냈다.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을 놓고 올해 기본급을 반납해야 한다는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