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미샤,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국내 화장품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화장품 브랜드숍이 정체기를 맞으면서 해외사업 강화, 편집숍 전환 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화장품 브랜드숍의 가맹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가맹점 수가 2015년보다 단 3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에뛰드하우스와 네이처리퍼블릭은 각각 1곳씩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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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종환 네이처리퍼블릭 신임 대표. |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만 지난해 가맹점 수가 전년보다 73개 늘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내수침체와 경쟁심화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롭스 등 국내 대기업들이 드러그스토어를 늘린 점도 화장품시장에서 브랜드숍을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단일 브랜드만 있는 브랜드숍보다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집숍이나 드러그스토어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CJ그룹의 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기분으로 전국애 79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그룹은 앞으로 올리브영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 매장 수만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국내 드러그스토어 가운데 최초로 매출 1조 원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의 왓슨스와 롯데그룹의 롭스도 전국에 매장을 각각 120여 개, 80여 개 갖추고 있다.
올해부터 신세계그룹도 가세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영국의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부츠)와 프랜차이즈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체인점 독점운영권을 따냈다. 올해부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년 동안 브랜드숍이 급격하게 늘면서 브랜드숍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성장정체를 맞은 이유로 지목된다.
2000년대 초반 미샤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토니모리, 잇츠스킨, 네이처리퍼블릭 등 브랜드숍들이 잇달아 시장에 등장했다.
특히 이들은 경쟁심화로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기 어려워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고급 화장품 브랜드와 달리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비슷한 다른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면 바로 소비자들이 빠져나가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초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까지 전국에 70여 개의 네이처컬렉션을 연 데 이어 올해 출점에 더욱 속도를 내기로 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12월 아모레퍼시픽 출신인 호종환 대표를 영입하며 해외사업을 강화한다.
호종환 대표는 1983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국내영업과 해외영업을 두루 거치며 화장품업계에 35년 동안 몸담아왔다. 올해 네이처리퍼블릭에서 중국과 미국 등 해외사업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지난해 미샤와 어퓨, 스위트퓨어 등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편집숍 뷰티넷을 열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신규 출점은 물론 여건에 따라 기존 미샤나 어퓨 매장을 뷰티넷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토니모리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100여 개의 매장을 올해 안에 2배로 확대하고 유럽공략에서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5월에 세포라의 유럽 전 매장에 입점했다. 세포라는 유럽 14개국에서 825개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화장품 전문매장이다.
윤영로 토니모리 해외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세포라에 입점하면서 해외사업 매출이 많이 성장했다”며 “현재 35개 품목 가운데 30개 품목이 2017년에도 판매되고 추가로 35개 품목도 입점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