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인 D램 업황이 올해 하반기부터 악화할 가능성이 나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최근 D램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스마트폰업체 등 주요 고객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수요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
|
|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D램 고용량화 추세가 지속되며 올해 D램 업황은 계속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서버시장에서도 D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D램 가격이 최근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하자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높아져 제조사들이 탑재를 줄일 공산이 커 업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의 가격부담이 커지며 제조사들의 수요가 줄어 올해 하반기부터 D램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며 “업체들의 증설투자도 업황악화를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은 D램의 업황개선세에 주목해 올해 적극적으로 증설투자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재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램의 수요증가 예상에 기반한 투자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수요가 악화할 경우 자연스럽게 공급과잉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세철 연구원도 “D램 가격상승에 따른 업체들의 증설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어 업황에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모든 업체들이 공정전환과 보완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D램 투자계획을 앞세우고 있어 SK하이닉스가 특히 업황악화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D램에 투자할 여력이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증설투자를 벌인 뒤 D램 업황이 악화할 경우 출하량 증가에도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재윤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은 올해와 내년 글로벌 D램 수요의 불확실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PC와 스마트폰, 서버 등 모든 분야에서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D램 업황악화로 실적 성장세가 주춤하겠지만 상반기에 업황개선의 수혜를 입어 올해 전체 반도체실적이 지난해보다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윤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부문에서 영업이익 11조3천억 원을 내 지난해보다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7조8천억 원을 거둬 13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