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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손에 달린 임영록과 KB금융의 운명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9-05 12: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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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손에 달린 임영록과 KB금융의 운명  
▲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중징계(사전통보)->경징계(제재심 결정)->다시 중징계(금감원장 결정).’

KB금융 사태가 반전의 반전 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결정 이후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사임했으나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사퇴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제 KB금융 사태의 공이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넘어갔다.

임 회장의 중징계는 금융위원회의 의결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금융지주회사의 임원에 대한 중징계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 신제윤, KB수장 징계의결 가능한 빨리

신 위원장은 5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KB금융의 경영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이른 시일 내에 금융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권은 추석연휴가 끝나는 12일경 금융위 임시전체회의가 열릴 것으로 본다. 통상 금융위 전체회의는 한 달에 2번씩 열린다. 지난 3일 한 차례 열렸고 오는 17일에도 회의가 예정돼 있다.

신 위원장이 조기에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밝힘에 따라 임 회장에 대한 최종징계는 늦어도 17일 이전에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에서도 중징계 결정이 최종확정되면 이는 곧 임 회장에 대한 사퇴압박이나 다름없다.

임 회장은 4일 “적절한 절차를 통해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에서 중징계를 최종확정할 경우 임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3가지다.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을 통해 권리구제 절차를 밟는 것이다.

이의신청을 할 경우 제재통보서 혹은 검사를 받은 뒤 한 달 안에 신청의 취지와 이유를 밝힌 신청서와 증거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서류접수 후 심사에 바로 들어가거나 조정절차를 거쳐 다시 제재심에 결과를 부쳐 금융위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이 경우 최대 90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역시 대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 따라서 애초 임기도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끝까지 명예회복을 위해 소송을 불사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 신제윤, 최수현과 같은 목소리 낼까

금융위 내부에서 KB금융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고, 주전산기 교체만으로 중징계를 내리기에 너무 무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신제윤 위원장이 중징계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수현 금감원장의 중징계 결정에도 청와대나 최경환 부총리와 교감설이 나오는 데다 신 위원장이 KB금융의 경영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는 의지가 중징계의 수용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위원장,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 한국은행 부총재,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 금감원장도 포함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그동안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엇박자를 연출한 경우가 많았다. 금융당국으로서 역할과 위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선진국들을 좇아 제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제재만능주의에 빠졌다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산업은행 임직원 20여 명에게 징계통보를 내렸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STX에 부실대출을 해준 데 대해 제재를 가한 것이다.

그런데 금융위는 이 통보 5일 뒤인 지난달 26일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의 핵심은 개인보다 기관중심의 제재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경징계로 낮춘 것도 금융위원회 쪽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손에 달린 임영록과 KB금융의 운명  
▲ 신제윤 지난달 28일 전주 모래내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서민금융 애로사항을 듣고 물건을 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제 최종 칼자루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쥐게 됐다. 그는 금융계에서 ‘독한 신제윤’이란 별명을 얻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1박2일 일정으로 기술·서민금융 현장을 돌며 “독한 신제윤, 독한 금융위원장이 되려고 한다”며 금융위의 정책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정책의 성패는 현장에 있다”는 말도 했다.

금융과 기업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위원장이 조만간 열릴 전체회의에서 최 금감원장과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인지, 아니면 ‘신제윤식’ KB금융 살리기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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