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 ‘G6’의 글로벌 출시를 무리하게 당기지 않고 성능 안정화와 체감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경쟁에서 시장을 선점할 효과는 줄어들겠지만 수익성을 개선하고 스마트폰사업의 입지를 회복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
|
|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8일 전자전문매체 벤쳐비트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G6의 미국 출시일은 4월7일로 잠정결정됐다. 한국에는 3월 중순 출시가 유력하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시기는 차이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제품 운송기간 등을 고려하면 G6을 글로벌시장에 동시출시하기 쉽지 않다”며 “이전작의 판매시기도 국가별로 3주 정도 차이가 있던 만큼 유사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준호 사장은 G6의 최우선목표를 제품 안정화를 통한 신뢰회복과 스마트폰사업 입지회복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출시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드웨어 성능 측면에서도 경쟁우위 확보보다 체감경험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G6은 퀄컴의 최신 AP(모바일프로세서) ‘스냅드래곤835’가 아닌 지난해 출시된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은 현재 수율문제 등으로 스냅드래곤835의 양산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LG전자가 이에 맞춰 출시시기를 미루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무리하게 성능을 높여 리스크를 안는 것보다 안정화를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최신 AP는 4월부터 판매되는 갤럭시S8에 가장 먼저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해외언론들은 이를 위탁생산하는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의 수율이 부진해 양산이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 퀄컴의 최신작 스냅드래곤810을 탑재한 G플렉스2를 내놓았지만 AP의 성능저하와 발열논란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결국 같은해 출시한 G4에는 성능이 다소 낮은 스냅드래곤808을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 출시한 갤럭시S6에 자체개발한 AP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이런 논란을 피했다. 하지만 LG전자는 퀄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AP의 품질저하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했다.
LG전자는 양산단계부터 문제가 불거지고 성능도 검증되지 않은 스냅드래곤835를 G6의 성능향상을 위해 무리하게 탑재할 경우 이런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시된 스냅드래곤821은 성능과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받았고 올해 AP 신제품과 체감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G6에 탑재될 경우 원가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사업 주요목표를 안전성으로 둔 만큼 최대한 검증된 부품만을 사용할 것”이라며 “올해 새로 선보이는 일체형 디자인도 수율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G5에 모듈형 디자인을 최초로 적용하며 수율확보에 차질을 빚고 유격발생 등 제품 결함 논란도 불거지며 타격을 받았다. 올해는 이런 사태를 재현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이는 셈이다.
G6이 이런 전략으로 자칫 삼성전자 갤럭시S8에 하드웨어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갤럭시S8과 G6의 판매일자도 거의 차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선점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조 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목표를 안정적인 수익확보와 글로벌시장에서 입지회복으로 잡은 만큼 이를 충분히 달성해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
|
▲ LG전자가 공개한 G6 출시행사 초대장. |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G6에서 무리한 차별화보다 보편적 가치를 완성도 있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얻으며 ‘최소한의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조성진 부회장 체제에서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품질관리와 부품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등 가전사업의 기존 성공전략을 이식하며 본격적으로 체질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파악했다.
LG전자가 삼성전자 갤럭시S8이나 애플 아이폰8에 제품경쟁력으로 맞상대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원가개선과 안정화에 주력한 G6의 전략변화가 오히려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LG전자가 연말까지 600만 대의 G6를 판매하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손실도 378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MC사업본부의 라인업 간소화와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효율화 등의 체질개선효과가 올해 신속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가전사업의 성공DNA가 스마트폰에 적용되며 리스크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