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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애플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애플 주가가 단 하루만에 4% 넘게 급락하며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대거 팔자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또 최근 불거진 애플 아이클라우드의 사진 유출사고도 주가를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리라는 설명도 나온다.
3일 애플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4.36달러(4.22%) 급락한 98.94달러로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100달러 이상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
이날 시가총액은 5924억4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전날보다 무려 261억1천만 달러나 떨어졌다. 우리 돈으로 거의 28조 원에 이르는 금액이 단 하루 만에 시장에서 증발한 것이다.
◆ 월가 “오를 만큼 올랐으니 팔 때가 됐다”
상당수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애플 주가급락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앤디 하그리브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애플 주가를 매도해 이익을 실현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하그리브스는 “애플의 적정주가는 100달러”라며 “현 주가는 이를 뛰어 넘는 수준이므로 지금이 애플 주식을 팔아야 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이 9일 열릴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막대한 이익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내놓지 않을 경우 애플에 대한 평가를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제임스 이사도 비슷한 내용의 분석을 내놨다.
제임스는 “아이폰6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몇 달 동안 애플 주가는 매우 긍정적 흐름을 이어왔다”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돼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 아이클라우드 사진 유출, 주가 발목 잡았나
지난달 31일 터진 애플 아이클라우드 사진 유출 사건도 애플 주가에 악영향을 줬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 사건으로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인 제니퍼 로렌스와 모델 케이트 업튼 등 유명 여배우들의 누드사진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블룸버그는 “사진 유출 사건은 오는 9일 새로운 아이폰과 웨어러블기기,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선보일 것으로 보이는 애플을 위협하는 악재”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철옹성처럼 여겨졌던 애플의 보안에 결함이 발견되면서 향후 선보일 제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보안 전문가로 알려진 애쉬칸 솔타니는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해커들이 비밀번호를 맞추도록 애플이 상당한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사진 유출 사건을 애플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애플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특히 지난 2일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보안컨설팅업체 이뮤니티의 데이브 아이텔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연예인들을 노린 해킹사건 때문에 사람들이 아이폰 사용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 신제품 출시 영향은 미미한 수준
일부에선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와 애플 주가하락을 연관 지어 설명하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마켓워치는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애플 투자자들을 겁먹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2014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 등을 공개했다. 이 제품들에 대한 외신들의 초기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인데 이러한 점이 경쟁사인 애플 주가에 영향을 줬으리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애플 주가를 크게 떨어뜨릴만한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은 무리한 설명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차이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차이킨 CEO는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 투자자들은 단순히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가 애플 주가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소식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