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미국기업 기술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보호조치를 강화하면서 해외업체들의 미국기업의 인수합병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 등 신사업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기로 했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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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5일 UN이 발표한 투자무역동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활동과 인수합병이 큰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수경기 활성화와 미국기업의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강력한 보호정책을 앞세우고 있어 독점금지규제 등을 앞세워 해외기업의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인수합병 전문분석기관 머저마켓은 “미국기업들은 인수합병 대상을 찾는 대부분의 업체에 매력적인 대상”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대만 홍하이그룹 등 미국에서 사업을 벌이거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운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IT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120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자체적인 펀드를 통해 꾸준히 미국에서 투자와 인수대상을 찾고 있지만 미국정부가 현지업체들에 가장 강력한 경쟁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일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사물인터넷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즈와 결제서비스기업 루프페이, 클라우드업체 조이언트와 음성인식기술기업 비브랩스 등 미국기업을 꾸준히 인수하며 소프트웨어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마존과 구글 등 미국 IT기업의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경쟁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스마트폰사업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애플을 추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를 결정하며 자동차 관련사업 진출도 가속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관련기업에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미국 사물인터넷기업 인수합병에 12억 달러의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이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아래 해외기업들이 미국업체를 인수하려면 더욱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할 것”이라며 “인수합병계획에 강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도 당장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이런 위험에 노출돼있다. 인수합병에 실패할 경우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 진출은 크게 늦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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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삼성전자가 기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업체를 인수하려는 시도도 트럼프 정부에서 독점금지규제를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미국기업들 사이의 인수합병은 더 활발해질 공산이 있어 삼성전자가 인수기회를 빼앗기며 더욱 고전할 수도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기업들에 법인세 감축을 추진하고 있어 IT기업들이 인수합병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로서 인수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만큼 오바마 정부 때보다 미국기업들의 인수합병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트럼프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 생산공장 건설 등 계획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하만 인수 뒤 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삼성전자의 미국 생산공장 건설을 환영한다”고 못을 박았다. 삼성전자가 이런 계획을 현실화하는 것이 불가피해졌지만 트럼프가 먼저 손을 내민 셈인 만큼 향후 관계유지에는 긍정적 신호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