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이 업계 2위로 뛰어오른 KB캐피탈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중고차금융과 전기차금융 등 틈새 자동차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자산 기준으로 2015년 업계 5위에서 2016년 9월에 2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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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
KB캐피탈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6조9245억 원으로 2015년 말보다 23.92%(1조3369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에 업계 2위였던 롯데캐피탈과 3위인 아주캐피탈은 각각 4위와 5위로 순위가 낮아졌다.
KB캐피탈이 9개월 만에 빠르게 성장한 것은 지난해 1월 쌍용자동차와 합작해 쌍용자동차 전속 캐피탈사인 ‘SY캐피탈’을 세워 쌍용자동차를 전속시장으로 삼으면서 자동차금융부문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이 아주캐피탈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상품을 제공하다 지난해부터 KB캐피탈과 손잡고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점도 KB캐피탈의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박 사장은 전속시장을 바탕으로 한 신차금융뿐 아니라 중고자동차금융과 전기차금융 등 틈새 자동차금융시장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신차금융시장은 포화상태인 데다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를 바탕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공략해 입지를 더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중고자동차금융시장에서 1등 캐피탈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KB캐피탈은 지난해 6월에 중고차 거래 사이트인 ‘KB차차차’를 내놓았다. KB차차차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방문객이 월 150만 명을 넘기는 등 대표적인 중고차거래 사이트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고객들이 안전한 중고차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 KB캐피탈의 신뢰도를 끌어올려 KB캐피탈의 중고차 금융상품을 찾도록 하고 있다.
KB캐피탈의 중고차금융 실적은 이에 힘입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고차금융 취급액은 2015년에 월평균 500억 원가량이었는데 KB차차차를 내놓은 뒤 매월 600억 원 이상으로 뛰어 올랐다.
현대캐피탈이 중고차금융으로 월 1천억 원가량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격차가 크지만 그 차이를 좁히고 있다.
박 사장은 KB금융지주 계열사와 협력해 전기차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준비도 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지오라인’과 협력해 전기차 충전기 설치 할부상품, 충전기 설치와 전기자동차 구매 패키지 할부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캐피탈은 은행계열 캐피탈사이면서 동시에 전속시장을 지닌 캐피탈사로서 각각의 이점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며 “장기적인 전략을 펼칠 바탕을 갖춘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