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콘솔게임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한 방법으로 가상현실(VR)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니가 보유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런 전략의 성공 여부가 가상현실게임과 콘솔게임산업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
|
▲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가상현실게임 라인업을 늘리는 한편 전 세계의 주요 행사에서 활발하게 홍보활동을 펼치며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소니는 1월 초에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인 ‘CES 2017’에서 회사의 다양한 신제품과 기술을 전시하면서 플레이스테이션4 전용 레이싱게임인 ‘그란투리스모스포트’의 가상현실버전을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한 가상현실게임인 ‘파포인트‘를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열린 대규모 게임박람회인 ‘지스타2016’에서도 자체부스에서 10여 종의 가상현실게임을 선보이는 한편 지스타조직위원회와 함께 가상현실 특별관을 운영하면서 홍보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10월 플레이스테이션4에 연결할 수 있는 가상현실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VR‘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가상현실게임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그 뒤 사업확대에 팔을 걷고 있는 셈이다.
소니는 글로벌 콘솔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소니의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는 2013년 출시된 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판매량 5천만 대를 넘어섰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원’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뒤 현재 3천만 대가량 팔렸고 2012년 나온 닌텐도의 ‘위유’는 1300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 플랫폼 가운데 스마트폰의 경우 화면이 작다는 한계 때문에 가상현실게임을 즐기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상대적으로 PC나 콘솔이 가상현실게임의 성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소니가 콘솔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만큼 소니의 움직임은 전체 가상현실게임시장의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게임의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결국 이를 뚫고 크게 흥행하는 게임이 하나 나오면 저변 자체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도 있다”며 “소니는 전체 가상현실게임시장의 판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몇 안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
|
|
▲ 소니는 2016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6'에서 플레이스테이션VR 전용 가상현실게임을 대거 소개했다. 사진은 지스타2016에서 방문객이 '콜오브듀티VR'을 시연하는 모습. |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VR은 가상현실기기 가운데 구글의 ‘카드보드VR’, 삼성전자의 ‘기어VR’과 같은 중저가형 가상현실기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회사인 슈퍼데이터는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VR이 74만여 대 팔린 것으로 추정했는데 HTC의 ‘바이브’는 45만여 대,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는 35만여 대 판매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소니가 가상현실게임과 콘솔게임시장을 함께 확대하는 데 성과를 낼 경우 이런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온 회사들이 덕을 볼 수 있다.
한국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조이시티와 넥스트플로어 등 콘솔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과 함께 와이제이엠게임즈와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등 가상현실게임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중소규모 게임회사들 가운데 여럿이 플랫폼에서는 콘솔, 게임 형태에서는 가상현실게임에서 각각 활로를 찾고 있다”며 “이 회사들은 해당 시장이 커지는 것을 준비하며 투자하고 있는데 소니 전략의 성공 여부가 이들의 ‘모험’의 성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