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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은 어떻게 SKC&C를 키웠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9-03 1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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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C&C의 몸집을 어떻게 키워왔는가? SKC&C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보다 시가총액에서 앞서가면서 SKC&C의 성장이 주목되고 있다.

SK그룹의 지주사는 SK다. 그러나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은 SK 지분을 0.02%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SKC&C를 통해 SK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은 어떻게 SKC&C를 키웠나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은 SKC&C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 SKC&C는 SK 지분을 31.8%를 소유하고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가 이렇다 보니 사실상 SK가 아니라 SKC&C가 SK그룹의 지주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SK그룹의 이런 옥상옥 구조는 사실상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SK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은 이동통신사업을 하기 위한 회사였으나 특혜논란 등으로 이동통신사업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대한텔레콤 지분을 주당 400원의 헐값에 전부 매입했다.

그뒤 대한텔레콤은 YC&C와 합병하고 SK그룹의 전산 자산을 인수해 시스템통합(SI)과 SK그룹의 IT를 맡는 SKC&C로 탈바꿈했다. SKC&C는 SK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성장했다.

SKC&C는 SK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벌어들인 돈으로 SK와 SKE&S 등 그룹 주요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덕분에 SKC&C가 2009년 상장했을 때 이미 시가총액이 1조8천억 원에 이르렀다.

SKC&C는 상장 전까지 시스템통합사업 매출이 63.9%, IT아웃소싱 매출이 33.3%의 비중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장 뒤에 사업다각화에 나서며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나갔다. 지난해는 2011년 인수한 중고차매매회사 엔카와 합병했고 올해는 중고휴대폰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SKC&C는 최근에 홍콩의 ISD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모듈시장에도 뛰어들었다. SKC&C는 반도체 마케팅 전문가인 김일웅 전 삼성전자 전무를 영입하며 반도체 모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런 사업다각화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SKC&C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316억 원에 영업이익 1219억 원을 올렸다. 반기기준 역대 최대실적이다.

이 과정에서 SKC&C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7월 그룹 지주사인 SK의 주가를 넘어서더니 지난달부터 주당 20만 원대를 상회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SKC&C의 시가총액도 10조 원을 넘으면서 SK 시가총액 7조5천억 원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SKC&C의 몸집이 SK보다 커지면서 언제 합병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SKC&C와 SK의 합병설은 이전부터 나오다가 7월 SKC&C 시가총액이 SK보다 커지면서 더욱 본격적으로 떠돌았다.

SKC&C와 SK가 현재 시가총액 비율대로 합병한 후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최태원 회장은 합병회사 지분을 22% 정도 보유하게 된다. 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 지분까지 포함하면 30% 가까이 된다.

지금 당장 두 회사가 합병해도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SKC&C의 사업다각화를 높게 평가하면서 앞으로 SKC&C 주가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삼성SDS가 상장하게 되면 시스템통합(SI) 관련주인 SKC&C도 후광효과를 입어 함께 오를 것이라고 본다. SKC&C와 SK가 합병하기에 더욱 좋은 조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SK는 2일 공시를 통해 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기업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최 회장이 수감 중인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마치는 것이 합병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온다.

최 회장은 1990년대 대한텔레콤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만큼 최 회장은 대한텔레콤과 SKC&C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서진우 SK플래닛 사장,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 CIC부문 사장 등 지금도 대한텔레콤 출신 인사들이 SK그룹에서 중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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