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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회장(왼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KT가 인공지능(AI)셋톱박스 판매를 시작하며 SK텔레콤과 본격적인 맞대결을 펼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놓으며 국내 가정용 인공지능시장에 진출했는데 인공지능시장은 선점업체가 더욱 유리한 구조라 두 회사는 시장선점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KT, 가정용 AI서비스시작
KT는 31일 가정용 인공지능셋톱박스 ‘기가지니’ 서비스에 들어갔다. 17일 기가지니를 선보이며 온라인 예약가입을 받아온 지 2주 만이다.
기가지니는 KT의 IPTV서비스에 인공지능기능이 결합한 서비스로 IPTV셋톱박스에 인공지능 스피커, 600만화소 카메라가 합쳐져 있다.
기가지니 이용자는 TV 화면을 보면서 음성으로 원하는 지시를 내릴 수 있다.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는 ‘허브서비스’를 통해 홈캠, 가스밸브, 도어록, 스마트플러그,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11개기기를 컨트롤할 수 있으며 위키피디아 검색, 날씨 안내, 환율, 알람, 음악감상, 실시간 TV채널 변경 등 다양한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KT의 기가지니는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선보였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겨냥해 만든 것이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는 국내 최초로 출시된 인공지능 스피커로서 음성을 이용해 T맵 교통정보나 위키백과 음성검색, 라디오, 음악감상, 음식주문, 날씨 안내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4만 대가 넘게 팔렸으며 매달 수백 대가 판매되고 있다.
◆ 가정용 인공지능, 새로운 먹거리
미국 등 해외에서 가정용 인공지능시장은 새롭게 등장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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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헌문 KT 매스총괄 사장은 17일 인공지능(AI)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선보이고 있다. |
아마존은 2014년 인공지능 개인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스피커 ‘에코’를 선보이며 가정용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에코를 포함해 알렉사가 들어간 기기만 500만 대를 넘어섰고 알렉사와 제휴를 맺은 업체도 7천 개를 넘어섰다.
구글도 지난해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피커 ‘구글홈’을 선보이며 가정용 인공지능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은 2020년 약 2조5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도 국내 가정용 인공지능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9월 ‘누구’를 출시했다. 누구의 가격은 14만9천 원인데 앞으로 제휴를 통해 기업간거래(B2B)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KT도 기가지니를 통해 가입자당매출(ARPU)를 높이려고 한다.
기가지니는 3년 약정 시 월 66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KT는 3월말까지 올레tv 12요금제 이상 고객에 한해 월 4400원에 제공하기로 했다.
◆ 시장선점이 승부수
SK텔레콤과 KT는 시장선점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사용자가 늘어나 음성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가 고도화한다. 인공지능은 쌓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른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자연스럽게 서비스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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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 |
서비스 개선이 이용자 확대로, 이용자 확대가 서비스개선으로, 서비스개선이 다시 이용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누구’를 출시한 데 이어 10월에는 회사 최연소 임원인 김지원 상무(32)를 영입하고 인공지능조직인 T브레인을 출범했다.
SK텔레콤은 자체 씽크탱크인 종합기술원 산하 미래기술원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해왔는데 인공지능부문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로 조직을 만든 것이다. T브레인은 석박사급 1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30명 이상으로 확대된다.
KT는 이에 맞서 ‘AI테크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KT는 역시 현재 AI테크센터 인력보강을 하고 있다.
KT는 IPTV 등 유료방송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인공지능시장으로 옮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KT가 인공지능 스피커 대신 인공지능 셋톱박스를 내놓은 것도 가입자를 최대한 빨리 늘리기 위해서다.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86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KT는 기가지니 출시를 앞두고 30만 대를 선 주문했을 정도로 기대를 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