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연임할 수 있을까?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둬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에서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이뤄지고 있어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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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30일 금융계와 농협금융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1월에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다음 사장후보군을 선정한다. 김 사장은 임기가 오는 3월에 끝난다.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를 선정한다.
김 사장이 2015년에 이어 지난해도 NH투자증권의 실적을 선방하며 흔들리는 농혐금융지주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의 누적순이익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이 1990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그 뒤로 농협생명보험 1155억 원, 농협손해보험 216억 원, NH저축은행 101억 원, 농협은행 -618억 원 순이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돼 실적이 고꾸라지는 상황에서도 농협금융지주의 체면을 살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증권업계 최초로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핀테크 관련사업에도 앞장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새 수익원을 마련하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증권이 합병된 뒤 통합증권사를 맡아 별다른 잡음없이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온 데다 당초 취임할 때 기본임기 2년에 플러스 알파를 보장받은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가 큰 폭의 물갈이 인사를 실시하고 있어 김 사장의 연임을 단정하기 어렵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말 NH농협은행 부행장 11명 가운데 9명을 교체하는 역대 최대폭의 인사를 실시한 데 이어 농협생명과 농협캐피탈, 농협선물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했다. 농협은행 내의 사업부문인 농협카드 대표도 바뀌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도 지난해 10월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농협경제지주 대표, 농협상호금융 대표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등 인적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의 동생이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인 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정부의 입김을 최소화하려는 상황에서 뒷말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만 고려하면 김 사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김 사장이 교체되면 NH투자증권이 전략과 사업기반에도 큰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