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올해도 사드 리스크와 경쟁심화 등으로 면세점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다른 면세점사업자에 비해 해외사업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지난해 4분기에 호텔신라의 실적을 끌어내린 중국인관광객 증가율 둔화와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심화 같은 악재가 올해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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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3%, 38.5%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탓이다.
면세점사업의 외형은 커진 반면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 연구원은 “시내면세점의 경우 경쟁심화에 따른 판촉비, 알선수수료 등 판매관리비 부담 증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알선수수료는 627억 원으로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의 11.9%에 이르렀다. 2015년 4분기보다 2.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알선수수료는 면세점에 고객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다.
국내 면세점사업자들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12월17일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올해 초 이미 영업을 시작했다. 개장 4주차를 맞아 서서히 매출이 문 닫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매출 기여도가 높은 샤넬과 루이비통 매장도 2월 안에 문을 연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월드타워점 매출 목표로 1조2천억 원을 잡았다. 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이 떨어지면 타워동까지 매장을 넓히고 입점 브랜드 수도 500개에서 7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올해 안에 새로 시내면세점을 연다.
박 연구원은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승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해외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사업 리스크를 만회할 것으로 봤다.
함 연구원은 “국내시장은 업계 전반의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호텔신라는 해외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다른 회사들과 명확한 차별화 요인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은 아직 과도기에 있지만 외형이 확대되면서 적자폭은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며 “2017년 말 제4터미널 완공을 계기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협상능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 창이공항 면세점 매출은 1200억~1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5년 4분기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도 70~80억 원으로 2015년 4분기 126억 원보다 줄었다.
신라호텔 주가는 26일 전날보다 4.56% 하락한 4만3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