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배당금을 계속 늘릴까.
교보생명은 그동안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주주들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배당금을 늘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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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일각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RBC)제도 도입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할 필요성도 높은 만큼 배당금을 줄여 내부유보금을 늘려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4년 동안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꾸준히 높여왔다. 배당성향이란 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준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연도별로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2012년 12.9%, 2013년 14.6%, 2014년 15.9%, 2015년 17.8% 등이다.
재무적투자자들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코세어캐피탈, OPTT(온타리오 교사들의 퇴직연금적립제도) 등이 교보생명의 지분 상당수준을 나누어 가지고 있는 만큼 주주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대 주주인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부터 교보생명 지분 24%가량을 갖고 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로 구성됐다.
신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9.45%으로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가진 지분 24%가 제3자에게 넘어가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는 수준이다.
신 회장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 받을 당시 2015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하며 이들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였지만 기업공개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아직 지분매각을 구체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6년 9월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주주간 협의도 끝났다. 어피너티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개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 회장이 개인적으로 1조2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권 안정을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 어피니티 측에 제시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악화되고 있는 국내 생명보험 업황을 감안하면 투자자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투자액과 비교해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배당성향을 높이거나 최소한 유지해야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해야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에 배당금을 줄이고 내부유보금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2016년 배당성향을 23% 수준으로 결정했다. 2015년보다 2.2%포인트가량 낮췄다. 2021년에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비율 등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 유보금을 늘렸다고 삼성생명은 설명했다.
한화생명 등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자본확충을 위해 내부유보금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상당수준의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 최종 기준서의 내용이 확정된 뒤 자본확충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라며 “교보생명은 주주친화 정책과 내부유보금 확대를 가운데 경영권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016년 배당성향을 2월말이나 3월초 실적발표와 함께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