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준중형에서 준대형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한 데 이어 하이브리드 전용모델 출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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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각국 정부의 연비규제 움직임과 맞물려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게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미래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차와 전기차시장의 전초기지 격으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강화되는 미국 자동차 연비규제 기준에 맞춰 하이브리드 자동차 비중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만1천 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한 데 이어 오는 2018년에 지난해의 5배를 넘는 40만 대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아반떼와 K3 하이브리드 모델을, 2011년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말 신형 LF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국에서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토요타 프리우스와 견줄만 한 하이브리드 전용모델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독자기술과 가격경쟁력으로 미국시장 3위 올라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토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그보다 12년 뒤진 2009년에야 아반떼 LPi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현대기아차의 LPi하이브리드차는 세계 최초로 모터와 LPG 내연기관을 적용한 하이브리드차였다. 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결합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가 이미 시장에서 선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친환경차 격전지인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가 두각을 드러낸 것은 2011년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면서부터다. 두 하이브리드차 출시로 현대기아차는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토요타, 포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독자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변속기 등이 장착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차별화 전략은 계속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경쟁모델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가격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었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시 3년 만에 미국에서 누적 판매 10만 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 7월까지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은 각각 6만5263대, 3만4749대씩 팔렸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2800대가 팔려 월별 최대판매 기록을 세웠다. 미국 하이브리차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브리드차 전문 사이트인 하이브리드카즈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 하이브리드차 미국시장 점유율은 7.2%(3만5680대)였다. 토요타(3만1708대)와 포드(7만2795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올 연말부터 라인업이 본격 확대되면서 두 회사를 바짝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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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나타 하이브리드 |
◆ 안방시장으로 침입한 토요타와 맞대결 주목
하이브리드차의 강자 토요타는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 기술력을 낮게 보고 있다.
토요타의 한 임원은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시장의 후발주자”라며 “급변하는 하이브리드 기술경쟁에서 한 발 뒤쳐진 현대기아차가 그 격차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이제 하이브리드차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된 만큼 머지않아 토요타 추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은 “하이브리드 분야 후발주자인 폴크스바겐과 벤츠가 최근 현대기아차의 시스템을 근간으로 기술개발에 나설 만큼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친환경차 핵심부품 기술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세계 1위 토요타를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발표된 ‘현대자동차 2014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앞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보급확대와 기술선도,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통해 현대차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가 미래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차와 전기차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현대기아차로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면서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정책에 따라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기업과 수입차기업이 올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8종에 이른다.
특히 토요타자동차는 공격적으로 한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어 한국으로 자리를 옮긴 현대기아차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경쟁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토요타자동차는 오는 10월 프리미엄 소형 SUV 렉서스 NX300h 하이브리드를, 연말에 2015년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내년 초 출시되는 프리우스V와 출시 검토중인 렉서스 IS300h 하이브리드까지 더하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차 전종이 국내에 들어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