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효성이 멕시코공장을 통해 진행해온 에어백쿠션 사업에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효성은 멕시코 투자를 확대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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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
2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캐나다 및 멕시코 정상들과 공식회담을 열고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멕시코 투자를 확대해온 효성이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관세 등 무역의 장애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합의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말한다. 미국은 이를 통해 멕시코에서 조립·생산되는 자동차에 부과되는 수입관세를 철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 목적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 추진을 가시화하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기업들이 관세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기간에 멕시코산 자동차에 최대 35%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멕시코에 에어백 생산공장을 확대하는데 힘써왔던 효성이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은 2011년에 글로벌 1위 에어백 생산기업인 독일 글로벌세이프티텍스타일(GST)를 인수해 멕시코에 처음 진출했다. GST는 당시 멕시코 엔세나다 지역에 연간 900만 개 규모의 에어백쿠션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하고 있었다.
효성은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보고 지난해 3월에 새 공장을 건설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멕시코 에어백시장의 규모가 2120만 개에서 2021년 3460만 개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연간 3천만 개의 에어백쿠션을 만들 수 있는 직물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관세폭탄을 피해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물량을 줄일 경우 효성이 에어백사업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효성은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기아자동차와 GM, 포드, 토요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에어백쿠션을 공급했는데 이 수요가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물량을 줄이는 대신 미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멕시코에 신규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대수가 크게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효성은 아직 멕시코공장 건설계획을 철회하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대수가 줄어들 경우 멕시코공장에서 생산되는 에어백쿠션 물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대응방안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