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사업다각화가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성공적인 수익 다변화와 자회사 성장에 따른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
|
|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김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에 1조7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지원해 자기자본 4조 원으로 늘려 초대형 종합투자금융(IB)사업자 기준을 충족했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데 이어 우리은행 과점주주가 돼 은행사업도 확대했다.
김 부회장이 오래동안 추진해 온 한국투자증권 덩치 키우기와 은행 인수의 초석을 닦는 데 동시에 성공한 셈이다.
김 부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증권-은행-인터넷전문은행을 넘나드는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앞으로 넘어야 할 난관들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4조 원대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의 경우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업무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4조 원대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의 업무영역 가운데 비상장주식 중개업과 외국환업무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당장 실적에 끼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순히 자본력뿐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통한 네트워크와 노하우 등을 보유한 소수의 대형증권사들만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장 연구원은 전망했다.
국내에서 자기자본 4조 원을 넘긴 증권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6조7천억 원), NH투자증권(4조6천억 원), KB증권(4조1천억 원), 삼성증권(4조1천억 원), 한국투자증권(4조원) 등이다.
카카오뱅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도 은산분리 원칙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기업들이 자본확충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중금리대출시장과 비대면서비스 등도 이미 기존 시중은행들과 저축은행 등이 발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참여해 전국에 1천여 개의 우리은행 점포를 이용해 증권의 소매영업(리테일)을 확장하겠다는 전략도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대부분 증권사와 보험사라는 점에서 과점주주 사이에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카카오뱅크 역시 아직 본인가를 받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