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드릴십을 발주한 앙골라의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드릴십 운용사를 찾는 데 속도를 내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드릴십 인도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12월 드릴십 2척을 소난골에 인도하려 했지만 소난골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1년 넘게 1조 원가량의 인도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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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소난골이 드릴십 운용사를 입찰한 결과 글로벌 석유회사 여러 곳이 참여했다. 소난골은 조만간 이 가운데 한곳을 운용사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가 정해지면 이른 시일 안에 인도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소난골이 드릴십 인도대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드릴십 인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난골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이 드릴십을 통해 시추하는 원유의 판매수익을 담보로 내놓으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인도대금을 빌려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도대금의 80%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20%는 드릴십의 지분으로 받는 방안 역시 논의하고 있다. 인도대금을 분납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마크 워커 변호사를 소난골 협상에 투입하는 등 소난골 문제의 해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협상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마크 워커 변호사에게 “드릴십이 최대한 빨리 인도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 인도대금을 받지 못하면 올해 줄줄이 만기를 맞는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격을 수 있다. 4월 4400억 원을 시작으로 모두 94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아직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전체 4조2천억 원 가운데 7천억 원이 남아 있어 4월은 넘길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뒤다.
정성립 사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절대적 수주 자체가 늘지 않으면 상당한 유동성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적어도 내년 수주가 50억~60억 달러 이상 되지 않으면 회사채 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리라 예상한다”고 털어놨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잇달아 수주소식을 알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달리 아직 올해 수주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로부터 인도대금을 받지 못하면 지난해처럼 다른 발주처로부터 선박 건조대금을 미리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지난해에도 직접 발주처를 찾아 4곳의 발주처로부터 건조 중인 선박 건조대금 6천억 원을 미리 받아 회사채를 갚았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12일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에서 “운용사 선정문제가 거의 성사돼 가는 것 같다”며 “운용사가 정해진다는 것은 사업이 차질없이 갈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소난골이 드릴십 운용사를 열심히 찾고 있고 소난골과 대우조선해양도 드릴십 인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며 “언제쯤 윤곽이 드러날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