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레볼루션의 흥행으로 모바일게임에서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게임에서 이 게임 장르를 앞세워 성장했는데 모바일게임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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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왼쪽)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은 12월 초부터 실시한 모바일게임 ‘야생의땅 듀랑고’의 3차 비공개테스트(CBT)를 최근 마무리하고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안에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14년부터 야생의땅 듀랑고의 개발을 시작해 3년 이상 진행해왔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만큼 기대도 크다.
넥슨 관계자는 “3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같은 장르의 게임과 비교해 색다르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며 “기존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을 즐겼던 이용자에 더해 새로운 수요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생의땅 듀랑고를 개발하면서 차별화에 집중했다. 기존 게임들이 전투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가 주력인 것과 달리 캐릭터가 식량을 채집하고 도구를 만드는 등 생존과 탐험이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게임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에 옮긴 ‘리니지M’을 개발하고 있는데 1분기 안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M을 개발하면서 리니지의 핵심 콘텐츠를 모바일에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원작의 수요를 리니지M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게임 흥행작을 여럿 만들어내면서 국내 게임시장을 이끌어왔는데 아직 모바일게임에서 성과는 PC온라인게임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신작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시장에 도전하고 있어 야생의땅 듀랑고와 리니지M의 성공 여부가 모바일게임 사업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두 회사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에서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흥행한 PC온라인게임을 보유했다. 이 게임들은 현재도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20년 가까이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같은 장르의 모바일게임에 활용할 수 있다.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 확실한 장점을 지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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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이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야생의땅 듀랑고'. |
최근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레볼루션이 엄청난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리니지2레볼루션 덕분에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PC온라인게임시장뿐 아니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등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은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을 정도로 탄탄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시장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의 규모는 2006년 1조7768억 원을 나타냈는데 지난해 5조2390억 원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사이 3배 수준으로 커진 셈이다.
2015년 나온 ‘뮤오리진’이나 지난해 출시된 ‘아덴’ 등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몇몇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과와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지난해 말 출시된 뒤 한달 만에 매출 2천억 원을 넘어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과는 기존 모바일게임을 즐기던 이용자뿐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리니지2레볼루션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모바일게임시장의 ‘주류‘로 자리잡는 도화선의 역할과 함께 시장 자체를 키우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은 리니지2레볼루션뿐이었지만 앞으로 여러 게임이 나온다”며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의 트렌드가 기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에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