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기술수출계약금 일부를 반환하게 되면서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18일 ‘한미약품 신용도 하향압력 증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맺은 기술수출계약의 일부 조건이 최근 변경됐는데 한미약품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의 현재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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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 |
한미약품은 2015년 글로벌제약사 사노피와 신약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2016년 12월 계약조건이 이미 수령한 계약금의 약 50%를 반환하고 일부 임상시험 비용을 공동부담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한미약품은 계약금 4억 유로(약 5천억 원) 가운데 1억9600만 유로(약 2442억 원)를 사노피에 2018년 12월30일까지 돌려주기로 했다. 한미약품이 이미 지급한 원천징수세금 등을 고려했을때 실제 반환부담금은 약 2030억 원으로 추정된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이미 받은 계약금을 반환하는 건 기술수출 계약 상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며 “해당 기술수출계약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향후 계약금 반환에 따른 재무부담을 고려할 때 계약조건 변경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파악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평택에 바이오공장을 짓고 있는데 2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 이번 계약금 반환규모를 합치면 당분간 차입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기술수출 매출을 제외한 수익성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 실장은 “한미약품은 사노피의 기술수출 계약조건이 변경되면서 지속형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며 “일부 인슐린도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돼 연구개발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국내 최고수준의 연구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은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받았다.
유 실장은 “한미약품은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우수하고 중국 자회사의 성장도 안정적이다”며 “연구개발 투자가 선순환 구조로 접어드는지 여부와 앞으로의 재무부담 추이를 살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