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신작 ‘더 킹’과 ‘공조’가 나란히 개봉해 설 연휴를 앞둔 극장가에서 기선잡기에 나섰다.
두편은 국내 영화배급사 ‘빅2’로 꼽히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와 CJE&M이 각각 배급을 맡은 올해 첫 기대작이어서 흥행성적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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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택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대표. |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실시간예매율에서 더 킹이 공조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날 개봉한 두 영화의 예매율 차이는 약 5만 명이다.
최근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애니메이션영화 ‘모아나’와 ‘너의 이름은’을 개봉과 동시에 밀어내고 높은 예매율로 흥행기대를 받고 있다.
더 킹과 공조 모두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더 킹은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씨 등 20대부터 40대까지 인기 높은 톱스타급 배우들을 앞세웠다.
공조도 톱스타 현빈씨와 충무로 개성파 배우이자 지난해 영화 ‘럭키’로 단독 흥행배우 반열에 오른 유해진씨가 주연을 맡았다. 제작비나 출연진에서 두편 모두 우열을 점치기 어렵다.
더 킹은 NEW가, 공조는 CJE&M이 배급한다. 국내 메이저배급사들이 나선 상황이지만 객관적으로 공조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CJE&M은 국내 최대 멀티플레스인 계열사 CJCGV를 통해 스크린확보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스크린 확보 경쟁에서도 NEW가 승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봉당일 스크린 수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더 킹이 공조보다 더 많은 스크린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 킹이 예매율이 높은 데다 시사회에서도 반응이 좋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최종 흥행성적은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설 연휴가 지나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은 한국사회 권력자들의 어두운 이면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영화다. 박근혜 게이트로 최근 권력자들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영화 속 현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제작자 측도 이런 점을 고려해 예고편에 2002년 ‘대통령 탄핵 가결’ 장면과 FTA 반대 촛불시위 장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의 영상을 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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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CJE&M 대표. |
공조는 CJE&M이 최근 인수합병한 JK필름에서 제작했다. 사실상 제작과 투자, 배급까지 모두 참여한 셈이다. 북한과 남한 형사가 위조지폐동판 탈취범을 잡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협조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의 코미디액션이다.
CJE&M은 지난해 영화사업에서 큰 재미를 못봤다. 700만 관객을 넘긴 ‘인천상륙작전’을 제외하고 기대를 모았던 ‘아가씨’와 ‘아수라’가 중박 수준에 그치는 성적을 냈다. 그나마 연말 영화 '마스터'의 흥행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NEW도 새해 첫 라인업인 더 킹의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부산행’이 1천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블록버스터 규모의 제작비가 투자된 ‘판도라’가 450만 명 수준을 끌어 모으는 데 그치는 등 ‘대박과 쪽박’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두 배급사 모두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데다 흥행목마름도 컸던 만큼 신작영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E&M은 250억 원을 투자한 ‘군함도(황정민, 소지섭)’ 등 대작들이 즐비하다"며 올해 영화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