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복병을 만났다. 하만 주주들이 하만과 삼성전자의 합병에 반대하는 집단소송을 냈다.
13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따르면 하만 주주들은 최근 하만의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어겼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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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왼쪽)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하만의 자율주행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
주주들은 하만 이사진이 불공정한 절차를 통해 하만의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당 112달러에 하만의 지분 100%를 80억 달러(약 9조6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만 주주들은 “하만 주식이 2015년 4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당 145달러에 거래됐다”며 “당시보다 지금 하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한 만큼 주당 112달러는 저평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만의 지분 2.3%를 보유한 헤지펀드 애틀랜틱도 지난해 12월 “하만 이사진이 삼성전자 외에 다른 인수자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고 인수가격도 낮게 평가했다”며 삼성전자와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애틀랜틱은 하만의 주가가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만 주주들이 삼성전자와 합병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합병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외국투자사인 잭스(Zacks Investment Research)는 최근 “하만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격이 너무 낮아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합병이 성사될지 불확실하다”며 하만 주식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한단계 낮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만 인수를 발표하며 올해 3분기 안에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만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주주들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헤지펀드 애틀랜틱의 공개반대에 이어 주주들의 집단소송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하만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나온다.
하만은 이르면 1분기 안에 주주총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합병건을 놓고 주주들의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는 CES2017에서 “하만의 주요 주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대부분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며 “올해 중반까지 인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