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 CEO들이 올해는 수주회복을 기대하며 수주목표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아놓았다.
하지만 업황회복을 기대하기에 이르다는 전망도 있어 무리한 수주목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
|
|
▲ (왼쪽부터)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가 12일 열린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수주목표를 밝히면서 신규수주 회복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12일 부산 누리마루 에이팩(APEC)하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수주목표를 제시했다.
강환구 사장은 정확한 수치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지난해보다 수주목표를 높게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목표를 95억 달러로 잡았다.
박대영 사장과 이성근 부사장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목표를 60억 달러라고 수준으로 잡았다고 공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보다 수주목표가 7억 달러 늘어난 것이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때 조선업계가 올해 업황회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조선해양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수는 모두 480척, 1115만CGT(가치환산톤수)에 그쳤다. 이는 클락슨이 선박 발주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발주량이 유난히 적었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는 지난해보다 발주량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황산화물 배출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이 기준에 맞는 선박의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직 업황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3사가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지난해 초에 수주목표로 각각 195억 달러, 108억 달러, 125억 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수주가뭄이 심각하자 조선3사는 모두 수주목표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게다가 하향조정한 수주목표를 달성하는데도 실패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조선해양부문을 기준으로 각각 66.7%, 21%, 9.4%에 불과하다.
애초 설정했던 수주목표와 비교할 경우 조선3사의 수주목표 달성률은 각각 21%, 12%, 4%까지 떨어진다.
이를 감안할 때 조선3사가 기업가치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올해 수주목표를 무리하게 잡았다는 말도 조선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연초부터 수주목표를 대폭 낮춰잡을 경우 기업의 외형축소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수주목표를 다소 의욕적으로 높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3사는 2013~2014년에 모두 130억 달러 이상의 수주목표를 세운 뒤 이를 초과달성했는데 2015년부터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수주목표 달성에 애를 먹고 있다”며 “글로벌 선사들이 여전히 선박발주를 지연하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올해 조선3사가 수주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