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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근혜 게이트' 의혹 계속 불거져, 황창규 연임 '안갯속'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7-01-12 16: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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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박근혜 게이트' 의혹 계속 불거져, 황창규 연임 '안갯속'  
▲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신년 결의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이 KT 회장 연임에 도전했으나 성공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근혜 게이트 연루 의혹이 잠잠해질만 하면 불거지고 있는 데다 KT 양대 노조가 황 회장 연임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T는 12일 긴급 해명자료를 내 "당사는 전경련으로부터 '건의사항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논리를 담은 30~4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전경련과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황 회장이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달라고 민원을 넣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연임에 도전장을 내민 황 회장에게 적잖은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KT는 검찰수사에서 미르와 K스포츠에 지원금을 낸 것 외에도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씨가 추천한 인사를 임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최씨 소유로 알려진 광고회사에 68억 원 상당의 광고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황 회장은 6일 CEO추천위원회에 연임 도전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검찰수사에서 KT가 인사권까지 휘둘린 정황이 드러나면서 연임을 놓고 말을 아껴오다 결단을 내린 것이다.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것 외에 박근혜 게이트 관련 추가 의혹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박 대통령과 독대 전후 시기를 둘러싼 여러 말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은 황 회장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검이 현재 정조준하고 있는 삼성 수사를 곧 마무리하고 관련된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 황 회장의 연임을 놓고 심사를 벌이고 있는 CEO추천위원회에도 고민을 안길 수 있다. 

황 회장은 KT 실적을 앞세워 연임에 나서고 있다. 업계도 황 회장 취임 이후 KT가 과감한 조직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통해 통신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 결과 2015년 흑자로 돌려세운 등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문제는 통신업계 최대 이슈였다. 두 회사의 합병 성사를 막기 위해 경쟁관계에 있는 KT와 LG유플러스가 대관 및 홍보조직을 총동원해 치열한 여론전을 펼쳤던 것도 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불발됐다.

특검도 앞으로 박근혜 게이트 수사에서 이 대목을 눈여겨 볼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의 연임가도에 다른 변수도 있다. KT 내부에서 새 노조를 중심으로 황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는 기존 ‘KT노조’와 ‘KT새노조’로 복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KT새노조는 기존 노조가 2002년 민영화한 뒤 어용논란에 휩싸인데 반발해 2011년 출범한 조직이다.

양대 노조는 최근 황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찬반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KT노조는 10일 황 회장의 연임 도전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KT를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황 회장의 강한 열정과 경영능력, 일부 성과창출 및 향후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일부에서 현재 국정농단 사태 연루를 지적하고 있지만 정치 이슈를 판단기준으로 삼기 부적절하고 위법이 없었다는 것이 사회일반의 인식으로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KT새노조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황 회장의 연임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인사 청탁을 근절하겠다는 취임일성이 무색하게 낙하산 인사를 통해 최순실씨와 청와대에 줄 대기한 장본인”이라며 “미르와 K스포츠에 이사회 의결없이 자금을 출연하고 없던 임원자리까지 만들며 적극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KT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CEO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의 경영성과와 비전 등을 놓고 자격심사를 벌이고 있으며 1월 안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자동적으로 단독후보가 돼 지금까지는 제동이 걸린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에도 황 회장의 연임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로 KT의 독립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수록 CEO추천위원회도 여론을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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