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혐의로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자 해외언론들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향후 수년 동안 경영전면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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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대치동의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출석했다. <뉴시스> |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삼성그룹이 박근혜 게이트로 집중수사를 받으며 이재용 부회장도 피의자 신분에 놓였다”며 “그동안 한국 재벌이 법망을 유연하게 피해갔던 것은 과거의 일이 됐다”고 보도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피의자로 소환조사해 뇌물죄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또 횡령과 배임죄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압박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에 놓인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라며 “삼성그룹의 경영승계도 위험에 놓이게 됐다”고 파악했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경우 여론악화를 피할 수 없어 수년 동안 준비해오던 경영승계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한미경제연구소 관계자를 인용해 “이 부회장이 특검 수사결과로 법적문제를 겪게 되면 수년 동안 경영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경제연구소는 이 부회장이 아닌 오너일가에서 다른 인물이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할 가능성도 있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유력한 후보로 거명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8년 삼성특검 당시 비자금 운영 사실이 드러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약 2년 만에 복귀했다. 이 부회장도 유사한 행보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검 수사결과가 주주들의 여론을 악화해 삼성전자 인적분할 등 지배구조개편 계획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기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블룸버그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외국인 주주들은 삼성그룹을 공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실탄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며 “삼성물산 합병결과의 손해를 보상받기 위한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를 얻기 위해 최순실씨 모녀를 지원했는지가 특검수사의 핵심이다. 이런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뇌물죄 적용에 이어 삼성물산 주주들의 소송이 더 이어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벌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여론이 악화하며 재벌총수의 사법처리는 드물지 않은 일이 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앞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