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 중국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인센티브 출혈경쟁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완성차회사가 인센티브 확대정책을 펼치면서 현대기아차도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판매 인센티브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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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박훈철 현대차그룹글로벌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중국 자동차시장이 구매세 증가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자동차판매를 늘리기 위해 완성차회사 사이에서 인센티브 확대정책이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정부는 올해부터 1.6L 이하 차량을 대상으로 구매세를 7.5%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같은 차량에 5%를 적용했던 데 비해 2.5%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중국정부가 구매세를 높이면서 올해 중국시장 성장세도 대폭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자동차시장이 4.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성장률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해당한다.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최근 중국정부가 2.5%포인트 구매세를 올린 1.6L 이하 엔진이 탑재된 차량을 대상으로 세금 인상폭 만큼 대신 지불해주거나 3천 위안(52만 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중국 완성차회사가 1.6L 이하 차종에 인센티브 확대정책을 이어가면 현대기아차도 인센티브 확대경쟁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차만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으면 가격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중국에서 20여 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9개 차종이 구매세 인하정책을 적용받는 1.6L 이하 차종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전체 중국판매에서 1.6L 이하 엔진이 탑재된 현지전략차종의 비중은 50%를 넘는다. 올해 출시돼 현대기아차의 판매고를 늘린 링동(신형 아반떼)과 위에나(신형 베르나), 신형K2 등도 1.6L 이하 엔진이 탑재된 현지전략차종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2015년에 중국판매가 부진해지자 인센티브 확대경쟁을 펼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이번에도 인센티브 출혈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상치폴크스바겐과 상치GM 등이 당시 각각 2개 차종, 11개 차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인하하자 인센티브 확대와 가격인하 정책이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