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이 3세 경영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계열분리를 추진할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세아제강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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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 |
이태성 전무가 아버지인 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에게 세아제강 지분을 상속받은 2013년에는 세아제강 지분율이 19.12%였다. 그러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로 세아제강 지분을 팔면서 세아제강 지분율은 지난해 말 15.44%까지 떨어졌다.
이태성 전무의 사촌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는 같은 기간 세아제강 지분율을 10.77%에서 11.2%로 늘렸다.
이태성 전무는 세아제강 지분을 팔면서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오히려 늘렸다. 이태성 전무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32.05%에서 35.12%로 늘었다.
이태성 전무의 어머니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대표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17.66%에서 10.56%로 줄었다. 이주성 전무와 이주성 전무의 아버지인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7.95%, 17.66%로 유지됐다.
이런 지분변화를 놓고 세아그룹이 이운형 전 회장과 이순형 회장의 형제경영에서 이태성 전무와 이주성 전문의 사촌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계열분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전무가 세아제강과 해덕기업 등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한다는 것이다.
해덕기업은 부동산 임대업을 해오고 있는데 이태성 전무가 세아제강 지분을 파는 동안 해덕기업은 세아제강 지분을 늘렸다. 해덕기업은 세아제강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전문, 이태성 전무, 그리고 박의숙 대표 등 총수일가가 해덕기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이태성 전문와 이주성 전무가 각각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 지분을 늘린 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계열분리는 말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세아그룹의 주요계열사 사이에 업무 연관성이 큰 탓에 계열분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 효성그룹과 한국타이어그룹 등 최근 계열분리한 대기업 사례를 보면 갈라선 두 대기업의 업무영역이 구별된다.
세아그룹은 2012년 도시가스공급회사인 강남도시가스를 매각하고 2013년 해덕스틸과 세아로지스를 합병하고 2014년 유선통신회사인 드림라인을 매각하는 등 비제철부문 계열사를 통폐합하는 정리작업을 했다.
세아그룹의 주요계열사 가운데 IT회사인 세아네트웍스와 임대·투자회사인 세아알앤아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 그리고 세아제강 등과 직간접적인 업무연관성으로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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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 |
세아그룹이 지난해부터 해외진출과 인수합병을 본격화하고 있어 계열분리로 힘을 분산하기보다는 한동안 힘을 합쳐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세아그룹은 해외매출 비중이 지난해 15% 수준이었으나 중장기적으로 3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세아베스틸은 미국에 해외 첫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세아제강은 미국 강관회사 두 곳을 인수하는 등 세아그룹 계열사들은 해외투자를 대폭 늘렸다.
고 이종덕 세아그룹 창업주가 1960년 부산철관공업을 설립하면서 세아그룹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가 타개한 뒤 1990년대 세아그룹은 이운형 회장과 이순형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이운형 회장이 2013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세아그룹은 이태성 전무와 이주성 전무의 사촌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태성 전무와 이주성 전무는 1978년생 동갑으로 각각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