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한 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시장에서 구글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삼성전자의 인수가 무산된 이탈리아 전장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안드로이드의 시장지배력을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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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4일 외신을 종합하면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가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웨이모와 협력한 자율주행 전기차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유커넥트’를 선보이고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회사 마그네티마렐리와 일본 파나소닉도 개발에 참여한다.
파나소닉은 글로벌 인포테인먼트 1위 업체로 굳건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마그네티마렐리는 최근 삼성전자가 인수를 검토하다 무산된 전장부품업체로 결국 구글과 협력을 선택한 셈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구글과 협력은 스마트카의 기술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뤄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의 편의성과 강력한 콘텐츠 생태계가 최대 장점”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기존에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동하던 ‘안드로이드오토’의 기능을 더욱 개선한 새 플랫폼 유커넥트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커넥트는 안드로이드와 연동돼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에 설치해둔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인공지능 음성인식서비스도 적용해 음성명령으로 자동차의 기능을 동작할 수 있게 했다.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이 80%에 가까운 안드로이드의 사용자층을 끌어들이고 구글이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자율주행기술의 탑재도 본격화될 경우 완성차 고객사를 대거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유커넥트를 운영체제가 아닌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해 자체적인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확보한 업체들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주행차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인포테인먼트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며 글로벌 IT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구글에 이어 애플과 삼성전자도 꾸준히 진출기회를 엿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포테인먼트 점유율 2위 업체인 미국 하만 인수를 결정하며 스마트카 분야에서 기존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적용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전장부품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생태계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도 내놓은 데 따라 삼성전자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구글은 퀄컴과 파나소닉에 손을 잡으며 반도체와 하드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대자동차 등 세계 완성차기업과 직접 협력방안도 꾸준히 찾고 있어 영향력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뒤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드로이드의 시장지배력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생태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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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와 연동되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안내. |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를 가전제품 등의 사물인터넷 기기에 확대적용해 편의성을 높이며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운영체제 지배력을 통해 자동차분야 진출을 노린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자동차를 모두 연결하는 더욱 넓은 생태계를 구축해 대응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충분한 영향력을 확보한다면 완성차업체들이 삼성전자와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를 적극 검토할 공산이 크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전장사업 진출에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미국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연결성’을 주제로 다양한 사물인터넷 가전을 선보이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발전된 사물인터넷 솔루션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