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와 맺은 신약 기술수출계약의 일부 조건 변경으로 올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한미약품은 사노피와의 기술수출계약 조건변경으로 올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던 기술료 수입이 850억 원 정도 감소할 것”이라며 “계약 변경으로 신약개발비용도 일부 부담해야 돼 연구개발(R&D)비용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
|
▲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 |
한미약품은 올해 매출 6600억 원, 영업손실 219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예상치보다 매출은 12.9%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사노피에 당뇨병 신약후보물질 3종을 기술수출했는데 최근 이 가운데 ‘지속형인슐린(LAPS-Insulin115)’의 계약을 해지했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존 계약보다 줄어든 단계별수수료(마일스톤)를 받기로 합의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변경으로 2018년까지 매분기 약 213억 원의 기술료수입이 줄어들어 올해와 내년 매출이 기존 예상치보다 각각 850억 원 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신약 기술수출 계약의 불확실성을 또다시 확인시켜줬다”라며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신약후보물질들의 평가가치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신약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단계별수수료 감소와 함께 임상3상의 비용의 일부를 한미약품이 부담하게 돼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가 올해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이 올해 쓰게 될 연구개발비용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비용 때문에 지난해보다 최소 3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 비용의 약 25%를 한미약품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임상3시험에 들어가면 향후 3년 동안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약품이 해외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당뇨병치료제 ‘가브스’의 공동판매 계약이 올해부터 중단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2014년부터 해외 제약사 노바티스의 의약품 가브스를 국내에서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올해 1월부터 노바티스가 판권을 회수해 단독으로 판매를 담당한다.
가브스의 국내 연매출은 약 500억 원 규모여서 한미약품이 대체할 수 있는 도입품목을 구하지 못하면 큰 매출 공백을 겪을 수 가능성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