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 올해 나란히 경영전면에 나서 입지를 다졌다.
◆ 조원태, 실적 고공행진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며 경영전면에 나선 첫해 대한항공과 진에어 모두 실적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조 부사장의 입지도 한층 강화됐다.
|
|
|
▲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
조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조 부사장은 1월 대한항공의 전 부문을 총괄하는 총괄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 뒤 3월에 대한항공 대표이사, 4월 진에어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한진그룹의 주력인 항공계열사를 모두 총괄하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6년 만에 1조 클럽 복귀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9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거의 확실시된다.
진에어 역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에서 업계 1위 제주항공을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진에어는 602억 원, 제주항공은 5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모두 올해 저유가, 항공수요 증가, 환율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적은 승승장구했지만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점은 조 부사장에게 숙제를 안겼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올해 11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파업으로 대한항공 일부 노선이 결항되기도 했다. 노사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사는 2016년이 다 지나가도록 2015년 임금협상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한진해운이 사실상 청산절차를 밟게 된 점 역시 조 부사장에게 아쉬운 일로 남는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말 한진해운신항만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지만 올해 10월 물러났다.
조 부사장은 최근 일감 몰아주기로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 박세창, 내부 입지 다져
박세창 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인데 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랜 기간 몸담고 있던 금호타이어를 떠나 그룹 경영에 전면으로 등장한 것이다.
|
|
|
▲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
박 사장은 지난 8월에 그룹의 새로운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의 등기이사로도 선임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다졌다.
올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몇년 동안 공들여 왔던 에어서울 출범이라는 큰 과제를 무사히 마쳤다. 에어서울은 10월부터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 4조2990억 원, 영업이익 2163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375.4% 증가한 수치다.
박 사장은 최근 박삼구 회장의 지시로 만든 4차 산업혁명 태스크포스(TF)의 팀장도 맡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1월 각 계열사에서 뽑은 1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4차 산업혁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박 사장은 이 팀을 이끌며 앞으로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 나이와 경영행보 엇비슷, 라이벌 관계 주목
조 부사장과 박 사장은 공통점이 많다.
두 사람은 각각 조양호 회장과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로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 부사장은 1976년 1월생, 박 사장은 1975년생으로 나이도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학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이수했다.
20대 후반에 그룹 계열사에 차장으로 입사했고 주력 계열사를 거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조 부사장은 자신감과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 사장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 돌입과 졸업 등을 모두 겪어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