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A350항공기 임대료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8일 “1500억 원 규모로 단기차입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며 “운영자금 등에 쓰일 현금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차입금을 들여오는 것으로 정확한 조달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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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환율 급등하고 있고 내년에 신규 항공기를 4대 임대한다”며 “내년에 현금성 자산이 많이 필요할 것을 대비해 단기차입금 도달 한도를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단기차입금 규모는 최근 사업년도 자기자본 대비 14.62%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이 1500억 원을 빌리고 나면 내년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총액은 4795억 원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하반기 실적이 받쳐준 덕분에 차입금이 증가해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단기차입금 조달에 나서는 것은 9월 유상증자 실패에 따른 차선책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9월 A380과 A350항공기 등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방식으로 166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507억 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금호산업을 제외하고 주요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산업은행이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목표액 가운데 1천억 원 정도를 채우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단기차입금 1500억 원을 들여오면 아시아나항공이 내년 A350항공기를 임대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우선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노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A350 항공기를 도입해야 한다.
A350항공기는 최대 31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중대형항공기로 중장거리노선에 투입될 수 있다. 초대형항공기인 A380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항공기 무게가 가벼워 연료효율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에 A350항공기를 분기별로 1대씩 모두 4대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A350항공기를 모두 30대 도입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가 단거리노선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데 따라 상대적으로 저비용항공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장거리노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부터 ‘하늘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초대형항공기 A380 6대를 2014년부터 올해 12월까지 들여오면서 장거리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A380항공기를 미주와 유럽, 대양주노선에 집중투입해서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노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국제유가와 달러환율이 급등하는 데 따라 내년에 운영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에 168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했는데 내년에도 항공유를 이만큼 사용한다면 항공유가가 1달러만 올라도 유류비가 1680만 달러(189억 원) 늘어난다. 국제유가는 11월 40달러대에서 12월 들어 50달러대를 넘어서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달러환율이 상승하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리스 등 운영비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운영비가 급등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