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되는 자체개발 앱에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를 적용해 인터페이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외부 콘텐츠의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고 기술력도 부족해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카 등 신사업플랫폼으로 연동을 확대해야 본격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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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8일 “갤럭시S8에 탑재가 예고된 새 음성인식기능이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기본탑재된 모든 자체개발 앱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새 음성인식서비스 ‘빅스비’를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의 음성서비스 ‘시리’ 개발자가 설립한 미국 비브랩스를 인수해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기술력을 확보했다.
갤럭시S8 사용자들은 음성명령을 통해 메시지와 음악, 사진 앱 등을 동작할 수 있게 된다. 특정한 사진을 보여달라는 명령을 내리면 이를 지원하는 기본 사진앱이 실행되는 식이다.
갤럭시S8은 이를 통해 인터페이스 편의성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음성서비스가 삼성전자가 기본탑재한 앱 외에 외부업체의 앱과 콘텐츠를 지원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애플은 아이폰7에 기본탑재한 새 운영체제 iOS10부터 음성인식서비스 ‘시리’의 기능을 외부 개발자에 개방해 왓츠앱과 페이스북 등 외부 앱이 음성명령을 통한 동작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들은 시리를 통해 앱을 실행하지 않고 곧바로 택시를 부르거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원하는 동영상을 곧바로 재생하는 등 외부 콘텐츠를 실행할 수도 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도 갤럭시S8의 음성서비스 탑재계획을 밝히며 “각각의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서 피자나 커피를 주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유사한 기능 지원을 예고했다.
하지만 외부 앱 개발자들이 삼성전자의 음성서비스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지는 불투명하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연간 2억 대 가까운 판매량을 올리는 만큼 개발자들이 시리를 지원해 앱의 경쟁력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갤럭시S8 단일제품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이며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S8의 경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차별화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따라서 음성서비스 탑재를 여러 스마트폰으로 늘리기도 쉽지 않다.
이전에 삼성전자는 곡면화면 모델에 탑재되는 ‘엣지 인터페이스’와 갤럭시노트 라인업의 ‘S펜’을 활용한 인터페이스를 지원할 수 있는 개발자도구를 공개하며 외부 개발자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했다.
이런 노력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삼성전자의 독자적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외부 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는데 새 음성인식서비스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공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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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의 음성서비스 '시리'에서 차량을 호출하는 화면. |
애플과 구글 등 대형 IT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놓은 인공지능 서비스보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부족한 것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구글이 자체 음성인식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를 확대하기 위해 갤럭시S8에서 삼성전자의 유사한 기술이 탑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브스는 “구글이 삼성전자의 음성서비스 탑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내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요한 화제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역량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서비스를 갤럭시S8에 최초로 적용한 뒤 향후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카 등 신사업플랫폼과 연동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음성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가전과 자동차를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현실적으로 인공지능 음성서비스의 활용성을 충분히 증명하기 쉽지 않겠지만 이런 기기들과 연동이 본격화되면 편의성을 강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스와 전장부품업체 하만 등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신사업분야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인종 부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인공지능플랫폼의 목표는 스마트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기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