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려 블랙리스트에 오른 고객에게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또 앞으로 기내난동이 발생할 경우 테이저건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도 고친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객실훈련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공기 안에서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린 고객은 앞으로 탑승을 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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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
지 사장은 “대한항공은 승무원들이 다루기 힘들어 하는 고객명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외국은 3년에서부터 5년까지, 심지어 영구적으로 기내난동고객을 탑승거절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데 대한항공도 이런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안에서 승객과 승무원을 폭행한 임모씨에게 공식적으로 탑승거절 통지를 25일 보냈다. 대한항공이 고객에게 탑승거절 통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씨는 12월29일과 1월에 베트남 하노이공항행 항공편을 예약했다.
대한항공은 기내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남성승무원 비율도 늘리기로 했다.
지 사장은 “대한항공의 남성승무원은 700여 명으로 전체 10% 정도”라며 “앞으로 이 비율을 20%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조기에 제압할 수 있도록 테이저건 사용절차 등도 개선한다. 테이저건은 전류가 흐르는 전기침 두 개를 발사하는 총을 말하는데 전기침에 맞으면 중추신경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돼 쓰러진다.
지 사장은 “테이저건 사용절차를 개선하고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고객을 제압할 수 있는 장비를 곧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승무원과 승객의 생명 또는 신체에 긴급한 위험이 있거나 항공기가 비행안전을 유지할 수 없을 경우 등 중대한 상황에서만 테이저건을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승무원들이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발생한 임모씨의 기내난동 당시에도 승무원이 테이저건을 들고 있긴 했지만 사용법을 제대로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대한항공은 당시에 테이저건이 장전되어 있지도 않았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또 실제객실과 똑같이 꾸며진 모형에서 승무원을 대상으로 유형별 난동대처 모의실습을 진행하고 기내에서 보안장비를 활용해 난동을 제압하는 등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객실사무장과 부사무장의 경우에는 항공보안 훈련횟수를 기존 연 1회에서 3회로 늘리고 이 가운데 한번은 외부전문가의 위탁교육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