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가 의료 민영화 저지와 병원 정상화를 내걸고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특히 서울대병원이 SK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의료통신회사인 헬스커넥트의 사업철수를 요구하고 있어 이 사업에 큰 의미를 부여해 온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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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21일 서울대병원의 파업 당시 모습. |
서울대병원 노조는 27일 기자회견 및 출정식을 열고 "박근혜 정부와 서울대병원은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를 이윤창출의 도구로 만들려는 의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전체 조합원 1200여명 가운데 약 3분의 1인 400여 명이 참가했다. 중환자실과 음급실 전원 등 필수인력들은 정상근무했다.
노조는 지난 6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시한부 파업을 벌였으나 병원의 태도변화가 없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영리자회사인 헬스커넥트사업 철수, 어린이병원 급식 직영화, 첨단외래센터 건립계획 철회,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 복직, 아랍 칼리파병원 파견인원을 정규직으로 충원 등을 요구했다.
노조가 사업철수를 요구하는 헬스커넥트는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2011년 11월 합작투자해 만든 의료통신기업이다. 양쪽은 당시 각각 100억 원을 투자해 회사를 세웠으며 서울대병원이 지분 50.54%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SK텔레콤이 소유하고 있다.
헬스커넥트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헬스케어사업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하 사장은 출범 당시 “헬스커넥트는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간 협력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헬스커넥트는 지난해 3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 ‘헬스온’ 서비스를 출시했다.
노조는 "병원이 계약을 통해 관련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도에서 병원의 데이터베이스를 자회사인 헬스커넥트에 제공하기로 했다"며 "헬스커넥트의 정관이 계약서와 다를 경우 계약서의 내용을 우선한다고 규정해 환자 의료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서울대병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이 1100여 명이나 되지만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새벽에 출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제공받던 식권도 회수되는 등 비인간적 처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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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
현정희 파업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을 방만경영을 빌미로 노동자는 쥐어짜고 수익사업은 확대하는 가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병원이 의료민영화에 앞장서는 현실 속에서 노조는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 부본부장은 "서울대병원 노동자의 요구는 모든 환자의 요구이자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의 요구"라며 "성과급을 더 받기 위해 만연한 30초 진료와 어린이병원 치료식 외주위탁 등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폐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대병원은 의사들의 경우 파업과 무관하고 간호사의 참여율도 낮아 진료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병원은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비해 모든 인력과 수단을 동원해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