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 6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실적과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2017년 사상 최대실적 전망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3일 “SK하이닉스는 2017년 D램사업뿐 아니라 그동안 부진했던 낸드사업에서도 실적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내년 사상 최대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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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2017년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조98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실적전망치보다 91% 급증하고 사상 최대실적을 냈던 2015년보다 12% 늘어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주력으로 삼고 있는 D램시장의 업황개선에 낸드사업의 경쟁력이 더해지며 내년에 사상 최대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D램시장은 공급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D램가격이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는데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D램에서 올리고 있어 D램가격 강세에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부진했던 낸드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사업에서 적자를 내다 3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최근에는 48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낸드시장에서 경쟁력이 아직 부족하지만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72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하고 3D낸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가 3D낸드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점도 낸드사업의 전망을 밝게 한다.
SK하이닉스는 22일 2조2천억 원을 들여 2017년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청주공장에 낸드 생산시설을 증설한다는 투자계획을 밝혔다.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증설하는 시설에서 3D낸드를 주로 생산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의 3D낸드사업의 장기 경쟁력을 크게 키워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사업의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D램사업에 대한 투자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9500억 원을 들여 2017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중국 우시에 있는 반도체공장에 D램 생산시설을 증설한다는 내용으로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D램사업의 경쟁력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 대규모 투자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세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확대와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대감이 더해지며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주가는 23일 전날보다 1.76% 오른 4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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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SK하이닉스의 모바일 낸드플래시. |
주가는 12월9일 장중 한때 4만675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쓴 뒤 한동안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대규모 투자발표 이후 이틀 연속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계획을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승진인사가 나고 하루 뒤에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박 부회장의 승진으로 SK그룹 내 위상이 한단계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부회장이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나온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시설투자와 조직개편 결정이 빨라졌다”며 “박성욱 부회장의 승진으로 SK그룹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 부회장이 SK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ICT위원장에도 오른 만큼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SK하이닉스에 접목할 수도 있다.
추가적인 투자계획이나 시너지 방안 등이 발표되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SK하이닉스를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자회사로 올릴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손자회사인데 자회사가 되면 손자회자에 적용되는 규제에서 풀려나며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이 수월해진다.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승격된 뒤 지주회사인 SK의 수익확대를 위해 배당금을 늘릴 경우 주주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도현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는 글로벌 경쟁사나 SK하이닉스 과거 평균주가와 비교해 봤을 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5천 원에서 6만 원으로 9% 올려 잡았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6만 원과 5만9천 원으로 각각 11%씩 올려 잡았다.
최근 2주 동안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밝힌 국내 8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5만7850원으로 집계됐다. 최대값은 6만 원, 최소값은 5만5천 원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 하반기 들어 실적기대감에 크게 올랐다. 12월23일 종가 기준으로 6개월 전인 6월23일보다 45.83% 상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