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4월이 끝났다. 4월 코스피는 관세정책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내외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에 내성이 생겼다고 하지만 5월에도 국내 증시의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입에 울고 웃었던 4월 코스피, 5월에도 변동성 장세 이어진다

▲ 4월 코스피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2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관세 부과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상호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결정, 6월 초 국내 대선 등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4월30일 2556.61에 장을 마치며 4월 한 달 동안 3.04%(75.49포인트) 올랐다.

결과적으로 상승 마감했지만 4월 코스피는 변동성이 유독 컸던 월로 기억된다.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상호관세 정책이었다.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4월2일 상호관세 관련 행정명령 서명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4월7일 5.57% 급락했다. 4월9일에는 상호관세 불확실성에 2023년 11월1일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지며 공포감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상호관세를 한동안 유예한다는 미국 백악관의 발표에 다음 날 코스피는 급반등했다. 4월10일 코스피는 6.60% 올랐는데 코스피가 하루에 6% 이상 오른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월24일 8.60% 이후 약 5년 만이다.

4월에는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매도 매수 사이드카(호가 효력 일시 정지)도 여러 번 발동됐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줄기차게 국내 증시를 떠났다.

외국인투자자는 4월 코스피시장에서 9조4천억 원 가량을 던졌다. 3월 순매도 규모인 1조6천억 원의 6배 수준이다. 외국인투자자가 4월 코스피 종목을 순매수한 날은 10일과 25일, 29일 등 3거래일에 그친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코스피시장를 떠나고 있는데 이번 4월 순매도 규모가 가장 많았다.

국내 증시는 5월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왔다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해서다.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 채권시장도 5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미국 장기채 금리 변동성 확대 원인은 관세 충격에서 촉발된 정책 불신”이라며 “미국 국채시장에서 수급 우려가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시각으로 5월8일 나오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을 위해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상호관세에 따른 물가상승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동결한다면 인플레이션 부담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입에 울고 웃었던 4월 코스피, 5월에도 변동성 장세 이어진다

▲ 5월 FOMC는 글로벌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한국은행 역시 5월 말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이 먼저 열리는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운용폭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2.75%와 4.25~4.50%로 미국이 한국보다 1.5~1.75%가량 더 높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지금보다 크게 벌어진다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떠나는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 증시는 6월 초 대통령선거라는 빅 이벤트도 앞두고 있다.

4월 말 국내 증시는 1분기 실적에 따라 종목별 투자심리가 갈리는 가운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렸다. 5월에도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국내외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 바꾸기에 내성이 생긴 점은 5월 변동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증시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5월 국내 증시 역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상호관세를 둘러싼 혼란 등으로 트리플 약세(주가, 국채가격 및 달러 동반 하락)를 보였던 미국 금융시장이 트리플 강세(주가, 국채가격 및 달러 동반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상호관세가 촉발한 최악의 트리플 약세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바라봤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도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경계감도 늦추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관세충격이 1분기보다 2분기 미국 경기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이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특히 미국과 중국 관세 협상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 수입 급감으로 공급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미국 금융시장 입장에서 경계해야 할 변수”라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