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새 은행장으로 김도진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김 부행장은 내부출신이지만 노조가 반대하고 있고 황교안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할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김도진, 기업은행장 될까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김 부행장을 기업은행장 후보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단독으로 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선주 현 행장은 27일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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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진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에 따르면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부행장은 기업은행 일반 은행원 출신으로 비서실과 전략기획부 등을 거쳐 남중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 담당 부행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부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되면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현 행장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내부출신으로 은행장에 오르게 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김 부행장이 기업은행장을 맡을 경우 기업은행 안에 내부경영 승계의 전통과 기반이 확립된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외부인사를 선임할 경우 업무를 파악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행장이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으로서 현재 기업은행의 경영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현재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부행장이 은행장으로 승진하면 경영전략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부행장이 임명된다면 이번 인사를 계기로 기업은행의 ‘CEO 리스크’가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 황교안 인사권 논란과 노조 반대가 변수
황 권한대행이 2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회가 의견을 주면 인사권을 행사하는 데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힌 점이 기업은행장 임명절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야당은 황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 “대통령만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를 황 권한대행이 계속 임명할 경우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도 김 부행장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어 김 부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확정될 경우 노사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서에서 “김도진 부행장은 내부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과 연관됐다고 한다”며 “기업은행장 내정설이 돌았던 정 이사장이 기업은행장 인선에 개입하는 데 ‘검은 커넥션’이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김 부행장이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을 연결고리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연루됐다는 의혹도 노조 측에서 제기됐다.
큐브인사이트는 공중전화부스에 기업은행의 자동현금입출금기(ATM)를 합친 ‘멀티부스’사업을 맡은 회사다. 현 전 수석이 2013년부터 1년 동안 이 회사의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김 부행장이 공식적인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김 부행장이 임명된다면 그때의 상황에 맞춰 향후 행동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