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국내 2위 면세사업자로서 입지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호텔신라는 서울 강남으로 시내면세점을 화대하는 데 실패했는데 3위 사업자인 신세계는 특허를 따내면서 면세점사업에서 호텔신라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호텔신라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면세점시장 점유율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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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신라면세점 시장점유율은 26.4%, HDC신라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1.6%로 둘이 합치면 28%다. 1위 롯데면세점은 47.3%다.
국내 면세점시장은 1, 2위 사업자 점유율 합이 75%가 넘어서는 양강체제 였으나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으로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위사업자 신세계의 추격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100% 자회사인 신세계DF를 통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하고 있고 내년에는 강남점까지 열게 됐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조선호텔도 인천공항점, 부산 센텀시티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면세점 사업은 신세계DF로 일원화된다.
신세계는 강남점이 문을 열면 국내에서 호텔신라(신라면세점+HDC신라)와 같은 수의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은 인천공항에 더해 부산, 서울 강북과 강남의 핵심상권에 모두 면세점을 확보한 셈”이라며 “신세계그룹에서 보유한 면세점 4곳 모두 빠르게 외형이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세계그룹은 면세점사업으로 2017년 1조7천억 원, 2018년 2조4천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국내 면세점시장의 규모가 13조 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세계그룹이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점유율 13%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을 탈환하고 현대백화점까지 면세점을 열게 됐다는 점도 호텔신라 면세점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타워점 탈환으로 롯데면세점은 내년부터 점유율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며 “유통 빅3 가운데 하나인 현대백화점까지 가세하면 파이가 커지더라도 호텔신라가 차지할 수 있는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월드타워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거뒀다. 2014년보다 26.79% 늘어나 국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이 면세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영업이 시작되면 공격적으로 외형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백화점이라는 현금창출원이 있기 때문에 면세점의 경쟁심화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받쳐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