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첫해 시작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겠지만 2분기 이후 나아진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서울원 아이파크)을 비롯한 대형 자체사업을 앞세워 재무 안정성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첫해 정경구 시작은 숨고르기, 자체사업으로 재무 안정성에 초점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이 재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시장기대치(컨센서스)와 비교해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507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기대치 578억 원보다 12% 낮은 수준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1분기에 부진한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바라보며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1월만 해도 657억 원이었으나 3월 589억 원, 전날 기준 578억 원까지 지속해서 낮아졌다. 

이렇게 낮아진 눈높이에도 1분기 실적이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시장기대치보다 25% 낮은 영업이익 418억 원을 거두기도 했다.

이렇듯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영업이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은 원가율이 높은 지식산업센터 준공 정산비용이 반영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 일반건축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은 지난해 4분기 1.2%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도 0%대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3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로 복귀한 정 사장은 복귀 첫해 다소 아쉬운 수치의 실적으로 한해를 시작하게 된 셈이다.

다만 정 사장은 2분기부터 뚜렷한 영업이익 반등을 이룰 것이란 기대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2분기 영업이익 771억 원을 시작으로 매분기마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 HDC현대산업개발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71% 뛴 3165억 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건설업계에서 돋보이는 수익성 개선세를 나타낼 건설사로 꼽힌다.

우선 업계 공통분모인 고원가율 현장 준공에 따른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가장 좋은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2020~2022년 착공한 저수익 현장 비중을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10%까지 13%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상장 10대 건설사의 올해 저수익 현장 비중이 30~50% 수준인 점을 보면 HDC현대산업개발는 눈에 띄게 낮다.

정 사장에게는 HDC현대산업개발이 2021~2022년 사이 대형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면서 보수적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전화위복이 되는 모양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낮은 사업장들이 준공되고 정상적 수익을 내는 사업장의 매출 기여도가 증가하고 있어 대형건설사들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국면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올해 대형건설사 주택부문에서는 고원가율 현장 비중이 가장 낮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익성 개선이 돋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차별점으로는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중심으로 한 수익성이 우수한 자체사업이 올해부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는 사실이 꼽힌다.

지난해 말 착공한 총사업비 4조5천억 원의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는 95% 이상 분양을 마무리한 덕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천억 원의 매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사업으로 일반 도급 공사보다 수익성이 우수해 매출 확대는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매출총이익률이 40%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외 진행되고 있는 주택사업지들과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는 용산철도병원부지, 공릉역세권 등 대형 개발사업도 HDC현대산업개발 실적을 확대할 자체사업으로 꼽힌다.

고수익 현장 비중 확대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비롯한 자체사업은 재무 전문가인 정 사장이 HDC현대산업개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올해에도 이어질 불황에 대응할 능력을 높이기 위해 재무 안정성을 다지는 데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주총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경색된 부동산 시장에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체력을 강화하겠다”며 “부채비율을 낮추고 현금흐름을 더욱 개선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이 강조한 재무지표를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과거 사고에 따라 악화한 재무상태를 회복세로 돌려놓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DC현대산업개발 첫해 정경구 시작은 숨고르기, 자체사업으로 재무 안정성에 초점

▲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 HDC현대산업개발 >


HDC현대산업개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27.6%에서 2022년 말 152.8%까지 급증했다가 지난해 말 139.6%까지 개선됐다.

HDC현대산업개발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마이너스(-) 1조7351억 원까지 악화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3144억 원으로 크게 회복됐다.

재무 건전성 회복은 2022년 하향된 신용등급을 회복하는데 주요한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무보증사채)은 ‘A+/하향검토’에서 ‘A/부정적’으로 낮아졌다. 

광주광역시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사업경쟁력 약화, 축소된 현금창출력 속 채무부담 가중, 수익성 부진 등 사업 및 재무적 불확실성이 신용등급 하향의 주요 요인이었다.

지난해 6월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된 것도 사고 이후 나빠진 사업기반을 안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HDC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전망을 샹항하면서 향후 서울원 아이파크를 비롯한 대규모 자체사업을 바탕으로 실적과 재무 안정성을 찾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신평은 “분양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영업가변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신규수주 및 주택공급 확대 등 사업경쟁력이 상당 수준 회복됐고 중단기적으로 기존 분양물량과 대규모 자체사업을 바탕으로 한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