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워치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신제품인 ‘기어S3’으로 반등을 노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스마트폰사업과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하드웨어 경쟁력 확보보다 사용경험을 개선하고 활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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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20일 “글로벌 스마트워치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업체들이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270만 대로 지난해 3분기보다 51.6% 줄었다. 애플의 애플워치 판매량은 71.6% 급감했지만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6.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는데 미국 가민에 밀려 3위로 하락했다. 판매량은 40만 대 정도로 지난해 3분기보다 9% 늘었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평가된다.
IDC는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워치가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뚜렷한 활용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제품들 사이의 차별화요소도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워치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기능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연동해 알림을 받을 수 있거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의 단축기능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에 그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이런 기능을 위해 20~30만 원대 이상의 고가에 판매되는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이유가 크지 않다.
IDC는 업체들이 스마트워치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소비자에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사용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11월 출시한 스마트워치 ‘기어S3’에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전작보다 성능을 높여 기능을 다양화했고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고성능화로 부품과 함께 화면크기와 배터리 탑재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웨어러블기기의 핵심요소인 휴대성을 해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삼성전자의 기어S3은 다양한 기능이 장점이지만 너무 크고 무거워 사용이 불편하다”며 “배터리도 늘어났지만 정작 사용시간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어S3은 출시 뒤 한달 동안 이전작 ‘기어S2’의 2배 정도인 10만 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목표치인 누적판매량 500만 대에 이르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경우 스마트워치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달리 최근 내놓은 ‘애플워치2’에 새 기능을 추가하지 않고 오히려 크기와 무게를 소폭 줄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애플워치의 12월 첫 주 판매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애플워치2 출시효과로 4분기에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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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3'. |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워치에서 스마트폰사업과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을 계속 강화하는 반면 애플은 디자인과 휴대성, 소프트웨어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구매자들도 기어S3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을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런 제품전략이 수요를 이끄는 데 실패한다면 스마트워치 시장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에 탑재한 자체개발 운영체제 ‘타이젠’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카 등으로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확대는 삼성전자가 이런 생태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
스마트워치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경쟁작에 우위를 확보하는 것보다 신규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측면에 집중해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사업전략을 써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씨넷은 “제조사들이 스마트워치의 활용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구글의 ‘구글글라스’와 같이 실패한 제품으로 끝날 수 있다”며 “디자인이나 기능보다 활용성과 사용경험에 집중하는 전략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