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인적분할에 반대하겠다는 의견이 외국 투자기관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주주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주주인데 이런 여론이 확대되면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개편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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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미국 투자운용사 아티잔파트너스의 데이비드 삼라 상무이사는 19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이사회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라 상무는 이미 미국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만나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티잔파트너스는 삼성전자의 지분 21억 달러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전체 지분의 1%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삼라 상무는 삼성전자가 이사회에 최소한 3명의 외국계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두며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친화정책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내용은 이전에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공식서한을 보내 요구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과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도 권고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지주사전환 등 조직개편의 명분을 실어주는 동시에 배당확대를 요구해 실익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아티잔파트너스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를 현대화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을 경우 향후 인적분할을 추진할 때 반대표를 던지겠다며 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주친화정책 개선안을 발표하며 인적분할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주총회에서 참석한 주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인적분할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투자자가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하며 삼성전자 주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여론을 주도할 경우 삼성전자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삼라 상무는 “삼성전자가 더 효율적인 지배구조 아래 운영됐다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같은 악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