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내년에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강세 등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항공업계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끼치는 환율과 유가 등이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불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실적이 부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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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가 11월30일 8년 만에 석유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데 따라 곧바로 배럴당 50달러대까지 수직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11월30일 43달러대에서 12월15일 51달러대까지 올랐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이 줄어든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에 연간 168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했다. 내년에도 항공유를 비슷하게 사용한다면 항공유가가 1달러만 올라도 1680만 달러(189억 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3달러 미만일 경우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아 여객수요에 타격이 없지만 국제유가가 오를수록 항공사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한다.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는 선에서 국제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항공사의 영업이익률은 2~3%씩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환율은 3분기 평균환율 1120원대에서 15일 1185원까지 5.8% 올랐는데 앞으로 12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 등 운영비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한다. 이 비용이 외화부채로 잡히는데 달러환율이 상승하면 항공사들은 외화부채가 늘고 유류비를 포함해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달러환율이 10원만 상승해도 160억 원이 넘는 외환손실을 보면서 순이익을 늘리기 어려워진다.
NH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이 내년에 매출 5조9321억 원, 영업이익 243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치보다 매출은 2.2% 늘지만 영업이익은 4.7% 줄어드는 것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을 뒷받침해줬던 중국여객부문의 실적이 내년에 부진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정부가 불합리한 저가여행을 중점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발표하자 11월 중국노선 여객수는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월 중국노선 항공여객수는 137만2천 명으로 지난해 11월보다 0.7% 줄었다.
중국국가여유국은 10월26일 한국과 태국 등 저가여행상품이 있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내년 4월까지 불합리한 저가여행상품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태국과 함께 중국인관광객 방문국 순위 1위를 다툰 데 따라 중국정부의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는 더 나아가 상하이 등 일부지역 여행사에 내년 4월까지 한국에 가는 중국관광객 수를 지난해보다 20% 줄이라는 구두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씨트립 등 일부 대형여행사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집규모를 지난해보다 더 확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노선 매출이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전체매출에서 22%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국과 중국의 도시 24곳에 취항하며 3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고 있는 전체 국제노선의 35.9%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