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한진해운의 채무상환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연방파산법원이 한진해운에게 미국 자산과 미국 밖으로 유출된 현금목록을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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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
미국 법원의 조치는 미국의 한진해운 채권자들이 이날 열린 심리에서 한진해운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법원은 또 한진해운의 파산 보호신청을 최종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미국 연방파산법 챕터15에 따른 파산 보호신청으로 국내에서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하면서 미국에서 자산압류 등 다른 법적 절차를 막을 수 있다.
미국 법원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진해운이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떨어져 미국 채권자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다봤다.
한진해운은 수백만 달러의 연료비와 컨테이너 임대료 등을 미국 채권자들에 빚지고 있다. 미국 채권자들은 미국 법원이 다른 나라의 법원에 비해 미국 채권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려 채무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해운 측 변호사는 한진해운이 한국에서 최초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만큼 미국 채권자들의 채무상환 문제도 한국 법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진해운의 상황을 감안하면 모두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미국 연방파산법원은 한진해운의 미국 자산은 물론 전세계 자산을 파악해 채무를 얼마나 상환할 수 있을지 답변할 것을 한진해운에 명령했다. 한진해운의 답변시한은 12월23일까지다.
미국 채권단 대표 변호사는 “미국 법원이 파산 보호신청을 승인하면 미국 채권자들이 더 이상 불이익을 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법원이 미국 채권자들을 보호하는 방향을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8월 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며칠 뒤인 9월 초 한진해운 미국 법인이 현지 법원에 파산 보호신청을 접수했다.
미국 연방파산법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파산절차는 미국과 영국, 싱가폴, 독일 그리고 다른 6개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관장하고 있다. 한진해운 조사위원이 최종 실사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하면서 법원이 한진해운에 파산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내년 2월 한진해운의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