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검찰은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검사장 출신의 추문이 사실로 확인되자 충격에 휩싸였다.
◆ 김수창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
김수창 전 지검장의 법률 대리인인 문성윤 변호사는 22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격과 크나큰 실망을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김 지검장의 사과를 대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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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
문 변호사는 "김수창 지검장은 극도의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김수창 전 지검장은 가족들을 생각해 차마 그러지 못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지검장은 경찰수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사법절차도 성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문 변호사는 전했다.
김 전 지검장은 앞으로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유할 계획이라고 문 변호사는 말했다.
문 변호사는 김 전 지검장의 몸과 마음이 극도로 쇠약해져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 대리인을 통해 심경을 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검찰은 오명 어떻게 씻을까
검찰은 “검찰의 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충격을 받는 분위기다. 김 전 지검장이 사건 이후 서울에 올라와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만큼 “설마” 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김 전 지검장은 기자회견에서 "제주에서 황당하고 어이없는 봉변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하루 빨리 철저하고 명백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전 지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거짓말을 한 점이 검찰의 이름에 더욱 먹칠을 하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은 그동안 ‘스폰서 검사’ ‘성추문 검사’ ‘브로커 검사’ ‘해결사 검사’ 등 여러 말을 들었는데 ‘음란행위 검사’라는 오명이 더해지게 됐다.
더욱이 그 오명이 ‘검찰의 별’이라는 검사장에 의해 만들어져 검찰로서 더욱 뼈아프다. 검사장(차관급)은 전국 1900여 명 검사 가운데 49명만 오를 수 있는 자리다.
김 전 지검장은 이른바 '검사 잡는 검사'로도 이름이 높았다. 그는 2012년 '10억 비리검사' 사건의 특임검사로 임명돼 일했다.
김 전 지검장은 수뢰의혹을 받고 있던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부장검사)를 수사해 유진그룹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 등으로부터 1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김 전 부장검사를 구속기소했다.
김 전 지검장은 당시 김 전 부장검사에서 징역 12년6월을 구형하면서 "검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검사가 가진 권한 등을 고려해 김 부장검사에게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구형이유를 설명했다.